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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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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반성없는 사회- 김명현 (함안의령본부장)

  • 기사입력 : 2022-12-21 20: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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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뽑았다. 교수 935명 중 절반이 넘는 50.9%가 선택했다고 한다. ‘과이불개’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말은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온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고 했다. 공자는 잘못 자체보다 잘못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뻔뻔함’을 더 질타하고 있다.

    ▼논어 ‘자한편’에도 “잘못하거든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고 했고, ‘이인편’에 “그 사람의 잘못을 보고 그의 착함을 알게 된다(觀過斯知仁矣)”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 하게 마련이지만 잘못을 하나하나 고쳐나가 허물이 없게 하는 것이 도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인 ‘욕개미창(欲蓋彌彰·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 4위인 문과수비(文過遂非·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도 잘못과 관련돼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상위권들은 ‘잘못을 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세태’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여야 정치권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국민의 고통이 심각해지는데도 정치적 이해득실에 매몰돼 예산안 처리시한을 한참 넘기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하지만 사과나 반성은 없다. 또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막말을 한 정치인들과 일부 언론, 어려운 시기에 파업을 벌여 국민을 힘들게 한 거대 노조도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진영논리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파적 이익을 위해 잘못을 하고도 사과하는 것에 극히 인색하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가 된다는 강박에 일단 우기고 보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선진 사회로 나아가려면 잘못이 확인되면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으면 법적·도의적 책임을 엄중히 묻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다.

    김명현 (함안의령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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