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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공감능력-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12-19 08: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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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가 된 후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공감이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멘토인 오은영 교수께서 아이와의 소통과 정서발달을 위해 가장 중요한 양육태도가 공감이라고 하셨지만, 일상에선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내 아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이고, 아이에게 강요하고 지적하는 언행은 늘 성급하게 튀어나와 버린다. 반성과 각오가 반복되는 일상 속 오늘도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한 각오를 다진다.

    ▼공감이란 단어는 독일어 einfuhleng에서 기인한 말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ein(안에) fuhlen(느끼다)라는 단어가 합쳐서 들어가서 느낀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동적인 입장의 동정(sympathy)과 달리 공감은 적극적인 참여를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서 생각을 하고, 그 마음과 시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활용해 행동 지침으로 삼는 기술인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공감능력은 기질보다 기술에 가깝고, 습관과 훈련으로 진화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정의한다. 행복지수가 높은 덴마크에서는 1993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공감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우리 시대의 도덕적 기준을 충족하길 바란다면 공감 부족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훈련해야 한다”며 공감의 필요성을 수없이 강조했다.

    ▼연말에 공감능력을 곱씹어 보는 건 사적인 반성도 있지만, 최근 우리 동네에서 차마 글로 옮기기도 힘든 망언을 쏟아낸 한 시의원 때문이다. 공감학을 오래 연구해 온 자밀 자키 교수는 공감력이 없는 시민들이 사회 악을 심화하는 것을 부추긴다고 한다. 상대의 고통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폭력성이 거대해진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정치인의 기초자격평가(PPAT)보다 ‘공감 기초 능력 평가’ 같은 제도가 도입돼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2022년 연말이다.

    조고운 (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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