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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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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레미콘 노동자 78.8%, 하루 1시간도 못쉰다

민주노총 경남, 4개 업종 실태조사
36% 수면장애 겪고 휴게시설 부족
“사고 땐 조심하라는 말뿐” 증언도

  • 기사입력 : 2022-12-08 19: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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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레미콘 노동자의 안전보건 실태조사 결과, 한 달 평균 22.3일, 하루 8.1시간 근무해 300만원 미만의 월 수익을 거두면서도 대부분 충분한 휴식시간과 휴게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환경개선단은 8일 오후 경남본부 회의실에서 ‘4개 업종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노동자 증언대회’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4개 업종은 △레미콘 운전 노동자 △조선 하청 식당 노동자 △민간위탁 톨게이트 노동자 △화학물질 사용 사업장 노동자 등이다.

    8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회의실에서 ‘4개 업종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노동자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8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회의실에서 ‘4개 업종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노동자 증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레미콘 운전 노동자의 실태조사는 1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평균 나이는 59세로 하루 165.1㎞, 8.1시간 주행하며 한달 평균 22.3일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경력은 15년 이상이 74.8%로 가장 많았고, 월 수입은 251~300만원이 43.6%로 가장 많았다. 반면, 식사를 포함한 쉬는 시간은 1시간 미만이 78.8%, 휴게시설이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자는 4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수면 장애가 있다는 응답도 36.7%에 달했고, 피로도 측정 결과 20.2%가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장 증언에 나선 레미콘 노동자 황정원 씨는 “건설기계 특징 상 젊은 층 유입이 적어 50~60대가 대부분이고 주 52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며 “상차 대기할 때 2~3시간 기다리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미콘 외부를 청소하던 중 떨어지면서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매년 안전교육을 하지만 노동자가 스스로 조심해라는 말 뿐이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 업체에서 쉽게 청소할 수 있게 시설만 마련해줘도 건설현장 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하청 식당 노동자 실태조사는 39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수면 질 영역 점수가 평균 10.5점으로 경남 평균(주간 근무자 7.0점)에 비해 높았고, 58.0%가 피로가 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 또한 45.1%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톨게이트 노동자 실태조사는 마창대교 등 7곳 요금소에서 144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하루 8.3시간 근무하는 반면 식사 시간은 34.6분, 실제 휴식 시간은 33.1분에 그쳤다. 1년 내 사고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6.0%였고, 사고 목격은 46.5%, 요금소 시설 파괴 경험은 72.2%에 달했다. 이로 인해 차량 돌진에 대한 불안감은 주 5일 근무 중 평균 2.3일 느끼고 있었다.

    화학물질 사용 사업장 노동자는 396명에 대해 설문을 받았으며,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과 미발생 사업장의 화학물질 노출 사고 예방활동 빈도·보호구 착용 교육·휴게 시간 만족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이 낮았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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