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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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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김정민(경제부 차장)

  • 기사입력 : 2022-12-06 19: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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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주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합병 소식을 발표하면서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지주 27.6%, 화재 39.7%, 증권 39.3% 등 각사의 최근 3개년 주주환원율 평균을 넘는 수준이다. 이 발표 이후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60% 넘게 올랐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산돌도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당기순이익의 15%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이처럼 주주가치 제고와 환원을 고려해 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증권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모건스탠리의 자사회인 MSCI가 발표하는 선진국 지수에 우리나라가 편입되기 위해 14년 동안 노력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도 그 첫 관문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 오르지 못했다.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용어는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을 비교했을 때 유사한 실적이나 경제지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현상을 말한다. 지정학적 리스크, 대기업 중심의 불투명한 지표구조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낮은 배당성향과 절차 등도 이유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배당제도 개편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초안을 공개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배당절차 선진화 방안은 선진국처럼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와 날짜를 먼저 정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재 국내 기업은 매년 3월 중하순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전년도 12월 말(배당 기준일)에 등록된 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액을 결정한다. 배당받을 주주가 먼저 정해진 뒤에 배당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투자 당시 배당액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1~3월까지 배당 관련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다. 실제 배당금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의 낮은 배당 성향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매각차익 실현(단타)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야기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19.14%로 영국(48.23%), 독일(41.14%), 프랑스(39.17%), 미국(37.27%), 일본(27.73%)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때문에 이번 금융당국의 제도개편 추진은 배당 투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장기적인 투자를 이끌고, 기업들도 투자자들을 더 모으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배당문화 선진화를 위해서는 법적 규제를 통한 획일화보다는 세제 혜택 제공 등 유인책을 통해 기업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선진화 방안에는 불투명한 배당 제도를 비롯해 인적사항 등을 사전 등록해야 하는 외국인투자제도,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시 허수성 청약 관행 등의 개선도 담겨 있다. 국내 증시의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점진적인 해소를 통해 관찰대상국 지위 회복과 함께 향후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기대해 본다.

    김정민(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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