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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월드컵- 조고운(정치여론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11-24 0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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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비는 끝났다. 가장 큰 꿈을 좇을 시간이다. 손흥민 선수가 SNS로 포문을 열었다. 오늘은 축구 마니아는 물론 ‘축알못’ 필자까지도 들뜨게 만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대한민국 첫 경기날이다. 직장동료 A는 붉은 티셔츠를 다시 꺼냈다고 했고, 이웃 B는 친인척과 모여 치맥을 즐긴다고 했다. 그리고 광화문에서는 1만 명의 붉은 악마들이 모인다. 이들의 바람은 하나, 희망이다.

    ▼우리나라의 첫 월드컵 출전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이다. 해방 직후 열악한 환경 속 미국 수송기를 빌려 겨우 경기장에 도착한 대표팀은 생애 첫 잔디구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참패했다. 이후 우리는11번의 월드컵에 본선 진출을 이뤄냈고, 2002한·일 월드컵에서 4강, 2010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열광했다. 과도한 열기에 때론 감독이나 선수에 대한 비난과 경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월드컵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엘리스 캐시모어는 저서 ‘스포츠, 그 열광의 사회학’에서 ‘인간의 본성은 도전에 맞서려는 경향이 있고, 스포츠에서 승부는 도전과 대립 그리고 극적인 결과 등 모든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 ‘우리는 왜 축구에 열광하는가’에서는 “생명을 걸지 않고도 사냥이라는 행위와 충분히 유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성공하면 우승컵과 명성과 환호를 손에 넣는다”고 했다. 자국민의 자긍심을 과시하려는 심리, 계층 단절을 해소하는 유일한 놀이 문화라는 이유도 그럴 듯하다.

    ▼처음으로 겨울에 열리는 이번 월드컵도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 것이다. 대표팀의 노고에 열띤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일은 마땅하다. 다만 월드컵의 환희에 가려지지 않아야 할 사안들은 기억해야 한다. 카타르에서 노동착취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들, 이태원 한 가운데서 목숨을 잃은 청춘들과 유족들의 눈물 같은 것들 말이다.

    조고운 (정치여론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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