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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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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전 환자 ‘생명선’ 투석혈관 지키려면… 만성 콩팥병 환자의 투석혈관 중재 시술

동맥·정맥 연결 수술로 ‘투석혈관’ 만들어
1~3개월 정도 지나야 제대로 투석에 활용
빠른 동맥 혈류 자극으로 정맥 두꺼워져

  • 기사입력 : 2022-11-20 20: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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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팥은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걸러내고, 호르몬을 통해 뼈 건강과 혈압, 빈혈을 관리하는 우리 삶에 필수적인 장기다.

    만성 콩팥병으로 인해 콩팥이 점차 약해져 기능을 상실했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중 ‘인공 콩팥’ 역할을 하는 투석기에 혈액을 통과시켜 몸의 균형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거르는 치료를 혈액투석이라 한다. 혈액투석을 위해 필요한 투석혈관과 투석혈관에 발생한 협착을 치료하는 시술에 대해 알아본다.

    투석혈관 중재 시술 전 좁아진 병변.
    투석혈관 중재 시술 전 좁아진 병변.

    ◇투석환자의 생명선 ‘투석혈관’

    성공적인 혈액투석을 위해서는 안정된 혈류량 유지가 중요하며, 이를 유지할 수 있는 투석혈관 혹은 투석도관이 필요하다. 이 둘을 묶어 부르는 혈관통로는 혈액투석환자의 생명선으로 투석환자 건강의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하고 반복적으로 천자하기 편리하도록 피부에 가까우면서 굵기가 굵어 혈류량이 충분한 혈관은 자연 상태의 인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수술을 통해 투석에 적합한 ‘투석혈관’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기 혈관으로 손목이나 팔꿈치에 투석혈관을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혈관 상태에 따라 인조혈관을 이용하기도 하고, 환자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도관을 사용하기도 한다.

    투석혈관은 만든다고 바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관을 사용할 경우 시술 후 바로 투석을 시작할 수 있으나, 오랜 기간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일반적인 투석혈관은 수술 후 1~3개월 정도 지나야 제대로 투석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또 있다. 기껏 투석혈관을 만들었는데 잘 자라지 않을 수도 있고, 잘 자라서 투석이 가능했는데 쓰다 보니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투석 혈관의 협착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럼 협착은 왜 생길까? 기본적으로 혈액은 동맥이 가늘게 가지를 내어 말초까지 갔다가 천천히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온다. 투석을 위해 인위적으로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다 보니 동맥의 강하고 빠른 혈류가 정맥을 자극해 정맥이 두꺼워지고 커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투석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혈류량을 만들어내게 되지만 우리 몸에 없던 동정맥을 인위적으로 만들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생긴다. 정맥은 동맥과는 달리 혈액의 속도가 느리고 부드럽게 이동하던 곳인데 마치 동맥 안의 혈액처럼 빠르고 강하게 지나다 보니 정맥 내 벽에 부딪히는 압력이 낮은 곳에 지속적인 자극이 되어 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발생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혈전들이 혈관 벽에 붙어 있다가 혈류 흐름을 아예 막게 되는 혈전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투석혈관 협착의 치료

    투석혈관 협착은 투석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좀 더 진행하여 혈전증으로 막히게 되면 투석 자체를 시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투석 환자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투석혈관에 이러한 협착이나 혈전증이 발생하면 예전에는 외과적인 수술적 치료밖에 없었으나 근래 들어 투석혈관에 협착이 발생한 경우 경피적 혈관성형술(PTA, 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이 주된 치료법이 됐다. 쉽게 설명하자면 피부를 통해 혈관 안으로 기구를 삽입한 뒤 좁아진 병변 부위를 풍선으로 넓혀 치료하는 개념이다. 시술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지만 혈전증 치료도 가능하다.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권윤재 과장이 투석혈관 중재 시술을 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권윤재 과장이 투석혈관 중재 시술을 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투석혈관 협착 치료,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투석혈관 협착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시행하지는 않는다. 혈관 내경의 최소 70% 이상 좁아져 있으면서 투석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시술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바늘 찌르는 것이 어렵거나, 팔이 붓거나, 지혈이 안 되거나, 손이 저리고 아프거나, 투석 기계 알람이 자주 울리는 경우가 해당된다. 물론 혈전으로 혈관이 막혀버려 혈류가 흐르지 않는 경우에는 응급 시술을 시행하게 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데이터를 보면 ‘3개월’ 시술 간격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러 병원들에서 시술을 한번 시행하고 나면 3개월마다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혈관을 넓혀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공신력 있는 미국신장학회와 국가 재단이 발표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주기적인 혈관확장술은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는 동안 사실 혈관 내막은 찢어지게 된다. 찢어진 내막은 회복하면서 다시 두꺼워지고 혈관 내경이 좁아져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술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해야 되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투석 담당의 즉, 신장내과 의사다. 투석 시 문제가 발생하고, 초음파 검사상 이상 소견이 있을 때에만 최종적으로 시술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풍선확장술은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안 하면 안 되지만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자주 혈관을 넓혀주는 것이 혈관을 오래 쓰거나 혈전을 줄여준다는 학술적 증거도 없다.

    신장내과 의사는 혈액투석 환자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의사다. 지금까지 투석혈관의 중재 시술 치료(경피적 혈관성형술, 풍선확장술)가 외과, 영상의학과에서 주로 시행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점차 신장내과 의사들이 직접 시술하는 건수가 늘고 있고, 최근 의료계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장점 때문이다.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권윤재 과장은 “창원 소재 400병상 이상 규모 종합병원에서 신장내과 의사가 직접 투석혈관 중재 시술을 하는 곳은 현재 본원이 유일하다”며 “투석환자들의 생명선이라 할 수 있는 투석혈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권윤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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