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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안주(安住)하지 말라- 이준희(정치여론부장)

  • 기사입력 : 2022-11-20 19: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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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거북이가 모래를 헤치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 신비롭다. 하지만 그 여정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알을 낳기 위해 천적을 피해 수천 ㎞ 떨어진 자신이 태어난 해안으로 돌아오는 어미 거북이의 생명을 건 사투와 밤을 이용해 해안 모래사장에 구덩이를 판 후 50~200개의 알을 낳고 미련 없이 바다로 다시 돌아가는 어미 거북이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임시치아를 일컫는 ‘카벙클(carbuncle)’이라는 말이 있다. 자연의 이치는 신비로워 2개월이 지나면 새끼 거북이는 생존을 위한 무기인 카벙클(임시치아)를 만들어 알을 깨고 나온다. 알에서 안주하다가는 썩어 죽게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새끼 거북이가 알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이다. 그렇다고 고난이 끝난 것은 아니다.

    ▼어미 거북이가 알을 낳고 덮어 놓은 모래 두께는 대략 30㎝ 전후. 새끼 거북이가 이 모래를 뚫고 나오는 데는 짧게는 3일 길게는 7일이 걸린다고 한다. 모래를 뚫고 나와도 섣불리 표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는데 이유는 갈매기와 같은 포식자들이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바다에 도착해도 새끼 거북이는 48시간을 수영해 그들이 가야 하는 본연의 장소인 심연으로 향한다.

    ▼바다 밑바닥인 심연은 천적이 없고 수압이 높아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수련의 장소로 새끼 거북이는 여기서 인생을 시작한다. 이렇게 1년을 홀로 살아남아야 진정한 ‘바다 거북이’가 될 수 있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에 부딪히게 된다. 그 고난이 때로는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하지만 또 다른 내일을 위해 깨어서 준비해야 한다. 고인 물이 썩는다고 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 거북이처럼 우리는 험난한 역경을 이기고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준희(정치여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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