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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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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트렌드] 경험·재미 사고 파는 ‘팝업스토어’

떴다 하면 뜬다… 취향 담긴 반짝 매장 MZ세대문화놀이터

  • 기사입력 : 2022-11-17 20: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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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거나 브랜드를 론칭할 때 ‘팝업스토어’를 십분 활용한다. 말 그대로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개월씩 문을 열기도 한다. 그동안 ‘베타테스터’로 이용되거나, 먼 거리에 있는 유명 맛집의 음식을 소개하는 등으로 활용됐는데, 최근엔 브랜드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반짝’ 열리는 매장= 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팝업스토어라 부른다. 2002년 미국 대형할인점 ‘타깃’이 신규 매장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임시로 매장을 설치한 것이 시초다. 팝업스토어는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브랜드나 제품이 고객 반응을 살피고 자신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한국에서는 2013년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트렌드로 이끈 것은 화장품업계와 유통업계다. 2013년 SKⅡ, 시세이도의 고급 브랜드인 끌레드뽀보떼, LG생활건강의 프로스틴과 빌리프, 이니스프리 등이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 젊은 여성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후 의류, 신발 브랜드뿐 아니라 샤넬, 알렉산더와 등 고가 브랜드들도 경쟁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백화점과 번화가가 팝업 매장으로 각광받는다. 백화점은 온라인에 뺏긴 고객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데다 중소업체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어서 좋고, 고객은 교통과 주차가 편리해 만족도가 높다. 번화가도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곳 중 하나다. 유동인구가 많고 트랜디한 이미지를 더하기 좋아서다.

    지난해 창원 가로수길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캐릭터숍 ‘두껍상회’./경남신문DB/
    지난해 창원 가로수길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캐릭터숍 ‘두껍상회’./경남신문DB/

    ◇팝업 전성시대= 팝업 매장들은 단순 제품 홍보를 뛰어넘어 소통과 체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이색 경험과 인증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을 맞추며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의 이미지 상승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이벤트, 공연, 전시, 파티 등 체험 요소를 팝업의 중심 콘텐츠로 내세워 자연스럽게 브랜드나 상품에 소비자가 스며드는 전략이다. 팝업에서 소개되는 콘텐츠도 패션·식음(F&B)에서 캐릭터·아이돌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2월 청담동 명품거리에 식료품점 앞에서 MZ세대 100여명이 오픈하기 전부터 사진을 찍으며 대기해 이슈를 모았다. 유럽 골목어귀에서 볼 법한 이국적인 비주얼의 식료품점인데 알록달록하게 포장된 우유, 채소, 삼겹살, 아이스크림, 조각케이크 등이 빼곡하지만 삼겹살은 수세미로 만든 모형이고 우유곽엔 이천쌀이 들어 있다. 침대 회사가 만든 식료품 가게인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로 위트를 더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고등학교 세계관을 창조한 CJ제일제당의 ‘쌀창고등학교’ 역시 지난 13일 인기몰이 후 문을 닫았다. 가상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팝업스토어로,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교복을 대여해 실제 학생이 된 느낌으로 프로그램을 즐기게 만들었다. 과학실에서 햇반에 활용된 쌀겨 성분의 립밤 만들기, 미술실에서 햇반 용기와 동일한 PP소재로 만들어진 텀블러 꾸미기, 보건실에서는 햇반의 무균화 공정에 사용되는 헤파필터를 통한 무균실 경험을 가능하게 했다.

    피코크는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내 1층을 공상과학적 느낌의 이색 팝업스토어로 바꿨다. 메탈릭한 인테리어와 소품을 활용해 가상의 미래 우주공간으로 이를 꾸미고, 미래 식량 콘셉트로 피코크 상품을 판매한다. 한정판 굿즈와 피코크 스낵을 증정하는 룰렛이벤트도 마련했다.

    더현대판교점 친환경 팝업스토어./더현대 팝업/
    더현대판교점 친환경 팝업스토어./더현대 팝업/

    ◇인기 비결은= 매장 넣을 곳이 없어 임시로 운영하던 백화점들이 최근엔 팝업스토어를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잠실 월드몰에서 테니스 팝업 ‘더 코트’를 진행했는데, 팝업 장소를 하나의 거대한 코트처럼 꾸며 10일간 약 20만명이 방문했다. 팝업 매장의 인기에 힘입어 롯데백화점의 스포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신장했다.

    더현대 서울 역시 고객층 다양화와 매출 확대에 효과를 봤다. 1년간 더현대 팝업에서 제품을 구매한 20~30대 고객은 140만명을 웃돈다. 더현대 팝업은 올들어 1~7월에만 150여회 열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 팝업이 MZ세대 대표 창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들과 접점이 필요한 다양한 기업에서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팝업이 MZ세대에게 호응을 받는 것은 한정된 시간 동안 이색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선보이는 창구라는 점이다. 팝업스토어는 SNS 업로드하기 좋은 비주얼과 체험형 콘텐츠가 많아서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취향에 맞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여기에 희소성을 좇는 심리도 맞아떨어졌다. 한정된 기간, 공간에 운영되는 팝업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창원에서 열리기도 한 하이트진로의 경우 두꺼비 굿즈를 ‘두껍상회’ 팝업 외 별도의 판매 창구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9개 도시에서 두껍상회 팝업을 선보였는데, 참이슬 백팩의 경우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열었던 마사나이(MASANAI) 팝업스토어./마사나이/
    지난 3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열었던 마사나이(MASANAI) 팝업스토어./마사나이/

    ◇골목문화와 결합하기도= 식상한 팝업스토어 대신 골목 문화와 어우러진 형태가 속속 문 열고 있다.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가 가고 취향을 소비하는 세상이 되면서 브랜드들이 지방의 소도시와 상생하는 ‘로컬리즘’ 바람이 분 지는 꽤 됐다. 막걸리, 음료수 등에 지역 이름을 상품에 넣는 ‘로컬 네이밍’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중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5일간 문 연 ‘마사나이(MASANAI)’의 팝업스토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아귀가 그려진 모자와 괭이갈매기가 새겨진 티셔츠, 마산 연필과 라이터, ‘끄지라’ 소화기와 ‘잊지 마시라, 걱정 마시라, 한잔 마시라’가 적힌 유리컵 등 마산 특산물과 사투리가 선명한 상품들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기업들이 MZ세대가 선호하고 이들에게 친숙한 공간, 지역을 찾아 팝업을 여는 사례도 늘고 있다. MZ세대가 ‘우리 동네’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을 개척하는 트렌드에 발맞추는 기업이 많아져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로컬리즘 열풍은 가치 소비 풍조와 생활반경 제한 등의 영향도 있지만 독립적인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의 성향이 많이 고려됐다”며 최신 문화예술산업 콘텐츠가 공존하는 랜드마크가 된 만큼 다양하고 색다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게 팝업스토어 산업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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