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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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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프] 새로운 근무형태 ‘워케이션’ 뜬다

산으로 출근, 바다로 퇴근
코로나 이후 부쩍 늘어난 재택근무
일과 휴식 다 잡는 ‘워케이션’ 대두

  • 기사입력 : 2022-11-15 20: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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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기. 직장인이든, 사업자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 번쯤 꿈꾸는 일이 아닐까. 꿈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원격근무 ‘리모트 워커(Remote Worker)’,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애니웨어 워커(Anywhere Worker)’를 발견하기 쉽다. 업무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장려하는 곳도 있어 ‘일하는 문화’가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지난 11일 고성 바다공룡 워케이션에 참가한 황엄지·마동욱 부부가 창밖으로 봉화산이 보이는 카라반 안에서 각자 업무를 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1일 고성 바다공룡 워케이션에 참가한 황엄지·마동욱 부부가 창밖으로 봉화산이 보이는 카라반 안에서 각자 업무를 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역에서 흥하는 워케이션= 일을 뜻하는 워크(Work)와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을 합친 ‘워케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에서는 노트북과 태블릿 등을 구비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인 ‘디지털 노마드’들을 끌어들이려는 노력들이 분주하다.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 유치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들이고도 상주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은 청년들의 활동으로 활력을 되찾자는 취지의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역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관광사업 공동체를 구성 중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두레’ 사업 등 정부 부처 지원과 결합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제주, 양양, 부산 등에서 시작된 워케이션은 도내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산과 바다를 품고, 자연환경이 좋은 곳들이 선호되기에 남해와 거제, 통영, 고성, 하동 등에서 워케이션을 제공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공유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공유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공유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공유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퇴근 후 시작되는 여행= “집에선 잠들 때까지 일이 끝이 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여기선 노트북을 덮는 순간 제 삶이 시작됐어요.” 고성에서는 철거 직전의 예비군 훈련장을 활용해 캠핑형 워케이션을 제공하는 ‘바다공룡’이 색다른 업무환경을 제안한다. 지역의 낡은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공유 업무공간·휴식공간을 선사하는 동시에 카라반에서의 숙박을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낚시와 요가, 소셜다이닝까지 어우러지며 워케이션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데서 전략이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바다공룡에서 머문 후기가 자발적으로 게재되고, 기존 참가자들이 다음 참가자들을 위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커뮤니티가 자연스레 조성되고 있다.

    지난 11일에 만난 고성 워케이션 3일차 황엄지(29·서비스 기획자), 마동욱(28·IT서비스 정책 담당자) 부부는 코로나 이후 계속된 재택근무가 쳇바퀴처럼 느껴져 새로운 곳에서 일해보기로 마음먹고 이곳에 왔다 했다.

    황씨는 “평소에는 비슷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과 비슷한 주제로 얘기하는데 이곳에선 직업과 가치관이 전혀 다른 분들과 함께 일하고, 퇴근 후에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세계관을 접하고, 제 생각이 확장되는 점이 좋았다”며 “공유 업무 공간에서 각자 본인 일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니 자극도 받고 함께 일하고 있다는 에너지가 느껴져 집중도 잘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과 휴식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재택근무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을 접한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평가다. 마씨는 “일상에 이같은 변주를 주는 여행을 떠나려면 휴가를 써야 하고 미리 일을 몰아 하거나 동료들에게 일을 부탁해야 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워케이션은 제 할 일을 끝내고 놀 수 있어 마음도 편하고 여행 후 찾아오는 우울증도 없을 것만 같아 앞으로도 다양한 곳에서 일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바다공룡 워케이션에서 마을주민인 구미진 강사가 야외 요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다공룡 워케이션에서 마을주민인 구미진 강사가 야외 요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네트워킹 파티 모습./바다공룡/
    참가자들의 네트워킹 파티 모습./바다공룡/

    ◇워케이션을 꿈꾼다면?= 전국적으로 워케이션에 적합한 장소를 소개하는 플랫폼, 지역과 연계해 워케이션 장소를 만들어나가는 사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NS에는 전국에서 일하기 좋은 카페, 워케이션 추천지를 공유하는 ‘노마드맵’, ‘플랙스웍’ 등의 계정들이 운영되고 있다. 도내에는 고성 ‘바다공룡 워케이션’,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 ‘로컬 그래비티’, 남해 ‘남해바다 워케이션’, ‘더휴일’, ‘소도읖(2023년 봄 예정)’ 등지에서 워케이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므로 해당 사업체의 홈페이지 혹은 SNS로 검색해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워케이션에서 사용할 적합한 프로그램을 미리 준비해놓는 것도 좋겠다. 3년간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토대로 제작한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지침서’에는 워케이션에서 필요한 대표적 프로그램들을 소개해놓고 있다.


    /인터뷰/ 최보연 고성 바다공룡 대표

    “카라반서 힐링하며 업무 인기 마을 주민들도 청년들 반겨줘”

    최보연 고성 바다공룡 대표
    최보연 고성 바다공룡 대표

    -왜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개발자여서 코로나로 원격 재택근무가 자리잡기도 이전인 3, 4년 전부터 해외에서 디지털 노마드를 경험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다낭 등 디지털 노마드가 보편화된 도시에서 지내면서 한적한 시골 바닷마을에서 힐링하며 업무하는 이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도 도입되면 좋겠다고 여겼고, 동료들이나 친구들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걸 보고 시작하게 됐다.

    -고성을 택한 이유는.

    △3년간 5개 나라 15개 도시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환경이 수려한 곳, 비슷한 사업을 하는 팀이 없는 곳, 유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곳 3가지를 충족하는 곳을 찾으려 했다. 제주, 양양, 남해, 거제, 고성 등지에서 리서치했는데 고성이 자연경관이 좋으면서도 관광지로 덜 알려져있는 데다 고성군청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청년 사업에 이해가 높아 빠르게 사업을 실현할 수 있었다.

    -카라반을 숙소로 쓰게 된 계기는.

    △고성에 호텔이 없어 캠핑을 테마로 잡고 카라반을 빌렸다. 임대나 리모델링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절약했고 높은 주말 호텔 숙박료 때문에 주로 주중 참가만 가능한 다른 워케이션 프로그램들과 달리 차별화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참가자들을 위해 신경 쓴 부분은.

    △수도권IT 직군 위주인 참가자들과 지역 청년과의 교류 자리, 마을 주민들에게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소음과 마을 청소에도 신경 쓴 결과 삼계마을 주민들도 '밤에 불이 켜진 것이 몇년 만인지 모르겠다, 청년들이 마을을 찾아 좋다’며 반겨주신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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