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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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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허리 건강 생활] 바른 자세 잡아야 통증 빨리 잡는다

검사로 이상소견 못 찾아도 통증은 문제 발생 ‘신호’
근육통·척추·염증 등 통증 원인 다양하고 재발 잘돼

  • 기사입력 : 2022-11-07 08: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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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쪽 허리질환 있으면 자세·운동에 더 유의해야

    약물·시술은 ‘통증 조절’… 상태 좋아지는 것 아냐

    손상된 디스크는 스스로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최고

    아픈 자세·위치 찾아 무리 않는 습관 갖는 게 중요

    현대인 중에 허리 통증이 한 번도 없었던 사람이 있다면 손에 꼽을 것이다. 그만큼 허리 통증은 흔하며 조금만 소홀하거나 무리를 하면 자주 재발한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라고 하니, 나이가 50세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최소 30년을 더 허리를 써야 한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허리 통증은 진단과 치료에 있어 환자에게나 의사에게 고된 점이 있다.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점은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서 MRI나 CT를 찍어본 환자들은 ‘큰 이상은 없는 거 같다’며 약물 복용하면서 경과를 관찰하자는 소견을 많이 듣게 된다.

    의사에게도 마찬가지로 허리 통증은 기대만큼 시원한 진단이나 드라마틱한 호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허리 통증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알려진 바가 적기 때문이다.

    허리나 어깨, 무릎 통증은 일반적으로 죽는 병이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이다 보니 병인이나 치료 등의 연구가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억울한 이야기지만 허리 디스크는 유전적 경향성이 상당하다. 디스크 퇴행 요인에 있어 노화가 원인인 경우는 10%에 불과하고, 좋은 허리를 타고났느냐 아니냐가 4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진료실에 오는 허리 통증 환자들의 많은 경우에서 부계나 모계 쪽에서 대대로 허리 통증이나 퇴행성 허리질환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으로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 질환 등이 있으면 자세든 운동이든 특별히 더 유의해야 한다.

    허리가 나빠지기 전에 관리를 잘하면 좋겠지만 이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허리 통증과 관련하여 무엇을 알아야 할까? 우선 단순 근육통과 척추나 관절의 구조적 이상에 의한 통증을 구분하여야 한다.

    환자가 자가진단을 통해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양쪽으로 운동을 같이 했는데 한쪽만 아프다거나 운동한 관절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이 아플 때는 척추나 관절의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근육통은 2~3일 정도면 호전을 보이는데 반하여 4~5일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면 척추 관절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척추 관절 문제라고 보았을 때 일반적으로 허리 통증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허리만 아픈 통증과 허리와 함께 다리로 타고 내려오는 통증 즉, 좌골신경통이 함께 있는 경우다. 좌골신경통이 디스크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고 허리만 아프면 디스크가 아니라고 해 서로 다른 것 같아 보이는 이 두 경우는 사실 근본적으로는 비슷한 이유로 나타난다. 바로 추간판 즉 ‘디스크’라고 불리는 부분의 손상이다. 이러한 손상에 따른 통증은 추간판성 통증이라고 한다.

    MRI를 찍어 본 다수의 허리 통증 환자들은 사진 상 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디스크에서 기원하는 통증이 물리적 신경 압박 없이도 염증성 물질에 근거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통증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MRI, CT 같은 영상에서도 이상소견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 그러니 큰 이상이 없다고 들은 환자도 그럼 내 허리에 이상이 없는 건가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러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은 결코 평생 가지 않다는 것에 있다. 아무 치료를 하지 않아도 평균 3~6개월이면 염증물질 감소와 더불어 통증이 급성기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또 통증에 대한 오해가 있다. 우선 환자에게 있어 통증은 당연히 없는 것이 이상적이겠으나 있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통증은 알람 신호로써 현재 해당 기관이 정상 상태에서 벗어나 있으니 신경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 통증을 이용하여 우리는 뭘 하면 아픈지, 어떤 자세에서 아픈지 알 수 있다.

    ‘Masking’이라는 의학용어가 있다. 말 그대로 가린다는 뜻이다. 이는 약물이나 시술을 통하여 통증을 없게 만드는 것이 실제 좋지 않은 허리 상태를 가리게 된다는 것이다. 약물 및 시술 등은 ‘통증 조절’이지 허리 상태를 다시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인내할 수 있는 통증은 친구 삼아 내가 어떤 자세와 위치에서 통증을 느끼는지 가리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식이에서도 그렇듯,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몸에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보았을 때 환자들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자세가 굴전이다. 즉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로, 디스크는 특히나 해부학적으로 후방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후방 쪽으로 압력이 높아지는 굴전 자세는 디스크가 탈출하려는 경향성에 도움을 주게 된다. 특히 허리에 부담이 가는 자세, 즉 좌식 생활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소파를 두고도 등받이로 쓰는 한국인이라면 더욱이 말이다.

    손상된 디스크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더 이상 디스크를 손상시키지 않고 자가 수복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손가락을 칼에 베었을 때 더 이상 상처가 벌어지지 않도록 반창고를 잘 붙여서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게 가만히 놔두면 디스크는 회복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우리 쉽게 볼 수 있는 피부의 찢어진 상처보다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이는 디스크의 해부학적 구조 특성에 기인하게 되는데 무혈관성 구조이다 보니 영양 공급 및 구조 회복이 다른 기관이나 조직에 비하여 늦게 회복이 된다. 찢어진 디스크가 온전히 붙으려면 1~2년 정도 허리에 부담이 가는 운동은 철저히 피해야 한다.

    도움말= 창원 희연요양병원 재활의학과 장경원 과장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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