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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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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무역정책 변화의 시대- 진병진 (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10-25 21: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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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국가들은 효용의 증대와 함께 경제 규모가 확대되는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려는 경향 또한 강화되어 왔다. 이러한 자국 이익의 확대 경향은 현대적 형태의 국가 체계가 만들어진 이후부터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였는데, 각 국은 자국의 상황에 맞춘 무역 정책을 선택적으로 수립하여 적용하는 것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일반적인 정책 운영의 방향은 일국의 무역 정책이 상대국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상 자국의 생산력 우위 등 경제 상황이 호황기일 때는 ‘자유무역정책’을 추진한 반면, 불황기에는 ‘보호무역정책’을 선호하는 입장을 취했는데, 그 특징적인 사례는 18C 산업혁명이 활발히 진행되던 시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산업혁명을 통해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던 영국은 개별 국가의 우위를 기반으로 국제 분업과 자유로운 무역이 인류 전체의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업의 생산력이 열악했던 미국과 독일 등은 농업에 비해 고부가가치인 제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공업 보호를 위한 무역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국가의 입장차에 따른 무역정책 추진은 개별 국가들이 한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요인으로는 작용하였지만, 결과적으로 극심한 교역의 장애를 발생시켰다.

    그 결과 20C에 들어 2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였고, 많은 국가들이 경제적 혼란과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로 인해 인류는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 중심의 이념적 구분에 따른 정치 및 경제 질서가 자리 잡는 상황에서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체결 등을 통해 관세 인하를 기본으로 최소한의 제한 속에서 교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자유무역정책’을 공통적인 정책으로 적용했다.

    이후 세계 무역질서로 적용되던 자유무역정책은 미국의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지속적으로 무역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운영되어 온 결과 세계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었다.

    이는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닌데 우리는 1967년 GATT에 가입하여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무역질서에 편입됨으로써 현재와 같은 경제성장을 이룬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C 중반 무렵부터 지속된 세계적 자유무역정책의 실시로 기업들은 원가절감과 효율성을 목적으로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교역량의 증대는 물론 상대적 저개발국의 경제발전도 지원되게 되어 세계 경제가 발전하고 변화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발생시켰다.

    게다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창설은 이러한 전 세계적 자유무역정책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회원국들의 논의를 통해 자유무역질서는 한층 더 성숙되고 안정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기존의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무역정책의 통일성과 질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18년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2020년 이후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 그리고 격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 등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들이 지속됨에 따라 그간 자유무역을 주창해 왔던 많은 국가들이 다시금 보호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은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회귀를 추진하고 있고, 그간 자유무역정책의 수혜자였던 많은 국가들이 수입은 물론 식량과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수출에 대한 제약을 시행 중이거나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적인 자유무역정책의 흐름에 특화되어 성장해 온 한국에게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진병진 (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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