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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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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해 서식하는 정어리 왜 마산만까지 왔을까

의문만 남긴 정어리 떼죽음
수과원 ‘산란개체 유입 증가’ 추정
태풍·포식자·경로 실수 등 가능성

  • 기사입력 : 2022-10-19 20: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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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마산만에서 집단으로 떠오른 정어리 떼의 폐사 원인이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졌다. 그러나 연근해에 주로 서식하는 정어리가 왜 마산만까지 들어왔는지에 대한 답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해 의문점으로 남았다. (19일 1면 ▲“마산만 정어리 떼죽음,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 )

    4일 오후 창원시 구산면 욱곡마을 앞 바닷가에 집단폐사한 정어리가 가득하다. /경남신문DB/
    4일 오후 창원시 구산면 욱곡마을 앞 바닷가에 집단폐사한 정어리가 가득하다. /경남신문DB/

    ◇정어리는 왜 마산만으로 왔나=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8일 오후 마산만 정어리 집단폐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에서 “정어리가 대량 발생한 이유는 남해 동부 연안과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한 개체의 유입 증가”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정어리는 지난 2021년 씨가 말랐다가 올해 갑자기 늘어났다.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경남지역 정어리 생산량은 3169t이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의 생산량인 3245t과 맞먹는 수치다.

    정어리는 대부분 경남 연근해에서 잡혀 진해만이나 마산만 등 내만에서는 보기가 힘든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마산만 곳곳에서 정어리 떼가 목격되면서 마산만까지 유입된 것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 소장은 지난 5일 이와 관련해 “2011년 미국에서 강한 풍랑으로 밀려난 정어리 떼가 환경이 비교적 나은 내만으로 피신해 연안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태풍이나 강풍 등으로 인해 해양환경이 불안정해지면 물고기 떼가 내만으로 오는 사례도 국내외에서 확인된다.

    정어리가 갈치 등 포식자에 쫓겨 마산만으로 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어리의 대표적인 포식자인 갈치는 원래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서 발견되나 어부들은 최근 태풍이 연달아 발생한 이후 마산만 등 내만에서도 갈치가 발견되고 있다고 얘기한다. 또, 선두에 선 정어리가 경로 실수로 내만에 유입됐다는 설과 정어리를 포획한 어민이 마산만에 유기했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지난 18일 개인 SNS를 통해 국수원의 발표를 반박하며 “어부들이 혼획으로 잡힌 정어리를 버린 게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불안한 어민… 명확한 해답 필요해= 보름 가까이 기다렸던 정어리 집단 폐사의 원인 발표가 석연치 않자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동만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한 어민은 “정어리가 죽은 이유도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왜 정어리가 진동만이나 마산만으로 왔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명확한 정어리 폐사 원인이 밝혀질 줄 알았는데 결과를 보고 너무 허무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또 물고기 집단폐사가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며 “폐사가 자주 일어난다면 어느 소비자가 이 바다에서 난 생선을 사가겠냐”고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문가들 또한 물고기 폐사가 재발생하지 않도록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진 마산만특별관리해역민관산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죽음의 바다라는 마산만의 오명을 벗기기 위해 지금껏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한다면 깨끗해졌다는 이미지는 무산될 것”이라며 “정어리가 왜 내만으로 왔고 빈산소수괴가 다량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납득 가능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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