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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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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제대로 된 바른 정치- 한삼윤(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2-09-25 19: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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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세상 돌아가는 얘길 듣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화제의 중심은 단연 정치다. 정치와 삶은 불가분이기 때문일 성싶다. 위정자들의 정치 행각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치인은 있어도 정치가는 없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공자는 일찍이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政治正也)’이라고 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여서 문제다. 정치 잘 하겠다고 뽑아 놓으면 거의 예외 없이 싸움질이다.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싸운다는 것 자체가 정치가 올바르지 않다는 반증이다. 모두가 상대를 이해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이 옳고 상대 의견은 틀렸다고 묵살하는데 기인한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정치인을 걱정하고 있으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옳고 그름을 일러 ‘시비(是非)’라고 한다. 시비는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드러나는 현상이다. 같은 산(山)을 두고 서쪽에 사는 사람들은 동산(東山)이라 하고, 동쪽에 사는 사람들은 서산(西山)이라고 부른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아상을 내려놓고 제대로 보면 그 산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닌 하나의 산일뿐이다. 이게 통찰력(지혜)이고 실상을 바라보는 안목이다. 새가 지저귈 때, 내 마음이 즐거울 땐 노랫소리로 들리고, 슬플 땐 우는 소리로도 들린다. 마음이 밝고 즐거우면 세상도 즐겁고 밝게 보인다. 반대로 마음이 어둡고 우울하면 세상도 어둡고 우울해 보인다. 이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대개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지 못하고 각자 자기 마음 속에 투영된 세상만을 바라보고 산다. 실상의 세계에 사는 게 아니라 자기마음 속 허상의 세계 속에 산다. 현상이란 꿈을 깨고 실상으로 나오는 것이 깨달음이다. 실상에서 바라보면 본질적으로 옳고 그른 것은 없다. 시비분별이 정치를 망치고 사람을 멍들게 한다. 분별심을 내려놓으면 세상은 하나다. 제대로 된 바른 정치를 보고 싶다.

    한삼윤(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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