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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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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단청장 전승교육사 ‘이욱’

오색으로 그린 35년… 현대 접목해 전통 이으니 ‘금상첨화’

  • 기사입력 : 2022-09-07 20: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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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청은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전통 오방색을 기본으로 사찰뿐 아니라 건축물, 벽화에 폭넓게 활용돼 왔다. 조형품, 공예품, 석조건축, 고분, 불화, 동굴 등에 채화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단청은 목조건물이 많고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환경에서 나무를 비바람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는 칠공사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다섯 가지 색을 통해 환상의 무늬를 만들어내는 단청의 멋. 전통을 잇고 현대를 접목하며 단청의 아름다움을 알려온 장인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단청장 전승교육사 이욱 장인이 단청작업을 하고 있다.
    단청장 전승교육사 이욱 장인이 단청작업을 하고 있다.

    ◇전통을 이어 현대를 가치 있게 만들다

    단청은 우리나라 전통 목조건축의 대표적인 채색이다. 가장 오래된 단청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나타난다. 경남에도 산골 오지를 찾아다니며 단청과 함께 35년의 세월을 보내온 장인이 있다. 20대 초반, 우연한 기회에 단청을 만나 평생을 오방색과 함께한 일정(一井) 이욱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산청이 고향인 이욱 장인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전공도 미술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다 1988년 1월 군 전역 후 아르바이트 삼아 하게 된 사찰의 단청현장 일이 지금의 이욱 장인을 만드는 일대 사건이 됐다. 부산 금수선원의 사찰 단청작업 현장에서 지금의 스승인 홍점석 장인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욱 장인은 당시를 회상하며 “홍점석 선생님과의 인연이 아마도 평생 단청을 하라는 게시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전국 심산유곡의 사찰을 찾아 단청에 매진하게 됐다. 나에게 큰 홍복이다”라고 말했다.

    이욱 장인이 스승과 함께 단청일을 시작한 지 10년째 되던 해 홍점석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보유자가 된다. 이욱 장인은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더욱 단청작업에 매진했다.

    이 장인의 산청 동의보감촌 동의문 단청 작업 모습.
    이 장인의 산청 동의보감촌 동의문 단청 작업 모습.
    이 장인이 단청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장인이 단청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단청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청을 해야 할 곳은 오랜 사찰 등 대부분 차도 잘 다니지 않는 산골 오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욱 장인은 “내 손으로 그린 단청으로 대웅전이 아름답고 환해지는 것을 보며 느끼는 환희심이나 가슴 뿌듯한 경험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자부심이자 보람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이욱 장인은 단청에 입문한 지 20년이 지난 200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의 전승교육사로 선정됐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는 국립무형유산원 단청강사로 활동하며 단청을 전승하는 한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단청을 알리고자 하는 그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10년 전부터는 임상우 문하생이 합류, 함께 단청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장인의 대표 작품 ‘내영도’.
    이 장인의 대표 작품 ‘내영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다

    이욱 장인이 단청에 입문한 지 어느덧 35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욱 선생은 건물에 단청을 입히는 작업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가 그동안 스승과 함께해온 단청작업은 전통 건축물에 맞춰 단청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건축현장의 단청작업은 표현에 한계가 따른다. 공간의 제약 탓에 느껴왔던 부족함과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창작에 몰두하면서 현대와 접목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전통을 바탕으로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작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개인전도 꾸준히 열고 있다. 그는 수년 전부터 ‘단청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개인전과 기획전시를 열어오고 있다. 여기에 연꽃 그리기 체험행사와 산청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온라인 전시 등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그 아름다움에 반하다’ 전시에서 오방색을 배합한 작품과 함께 이욱 장인만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작품이 선보였다.

    전통 문화재를 복원하고 연구하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국보에 희미하게 남은 문양을 복원하는 것은 물론 단청 안료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감상해 보면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 속에 강한 힘이 느껴진다. 그러나 강인함 속에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해학과 익살도 가득 담겨 있다. 오복을 상징하는 5마리의 ‘박쥐문’, 명예의 상징인 청룡과 부를 상징하는 황룡을 담은 ‘영락도’, 구름에 둘러싸인 청룡과 황룡을 표현한 ‘운룡도’, 관료를 비웃는 의미를 가진 ‘까치호랑이’, 명예와 부를 상징하는 용의 얼굴을 그린 ‘귀면화’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욱 장인은 “단청에 입문한 지 35년째로, 그동안 단청 작업은 전통 건축의 현장에 맞게 그리는 것이었다”며 “물론 단청에 있어 현장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크겠지만 한편으로는 건물의 특성 때문에 단청의 표현에 제한을 받아 항상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잘 채색된 단청은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도 그 형태와 색을 유지한다. 흐려지긴 하겠지만 우리 후대들이 당시의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며 “이처럼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은 과거의 어느 지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우리 삶과 함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이어갈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전통을 현대와 접목해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일. 그것이 바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이욱 장인. 이러한 장인의 정신과 자부심이 단청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글·사진= 김윤식 기자 kim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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