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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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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바다가 아프면 초록비가 내린다- 이장원(뚜벅투어 이사)

  • 기사입력 : 2022-09-07 19: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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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끄럽지만 이번에는 필자가 작업 중인 그림책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한다. 올해 상반기에 지속 가능 발전목표(SDGs)의 17개 목표를 주제로 한 도서출판 공모에 기획서를 냈다가 선정이 되는 바람에 뜬금없이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다.

    매번 느끼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힘이 많이 들고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예전부터 구상을 해온 내용이기는 했지만 요번 공모사업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구체화되고 정리가 됐다는 것은 재미있는 상황이다.

    앞에서 언급한 SDGs는 사실 아직도 많이 생소하지만 요즘 핫한 ESG와 더불어 갈수록 여기저기 자주 등장한다. 필자가 활동하는 문화계에도 환경테마는 이제 굉장히 비중 있는 주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의 삶과 환경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 중요한 것이다.

    잠시 SDGs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빈곤층 감소와 사회안전망 강화 ②식량안보와 지속 가능한 농업 ③건강하고 행복한 삶 ④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⑤성평등 보장 ⑥건강하고 안전한 물관리 ⑦에너지의 친환경적 생산과 소비 ⑧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 ⑨산업혁신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⑩모든 종류의 불평등 해소 ⑪지속 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⑫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⑬기후변화 대응 ⑭해양생태계 보전 ⑮육상생태계 보전 16인권·정의·평화 17지구촌 협력 확대 이렇게 17개의 내용들이 있다.

    필자는 이번 공모에 ‘14번째 해양생태계의 보전’을 주제로 해서 기획안을 냈다. 바다가 사람들이 배출한 오염원의 유입으로 인해 갈수록 오염이 심각한 것과 비치코밍, 플로깅, 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통해서 자연을 아끼고 함께 생존해나가자는 메시지가 시대적 가치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초록비’라는 치유의 능력을 가진 도깨비를 통해서 이야기를 한번 구성해 보았는데, 주인공인 ‘초록비’는 언제나 자연이 오염되고 문제가 생기면 내려와 자연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능력을 가진 녀석이고 바다, 강, 산, 들판 등 자연환경에 문제가 생기면 달려가 치유해주는 자연의 친구이다.

    초록비는 바다가 아픈 것을 보고 초록의 빗방울로 내려와 치유를 해보지만 속도가 더디고 열심히 회복시켜도 금세 다시 오염되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고 슬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바다를 사랑하는 아이를 보았고, 살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사랑하고 걱정하며 도와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초록비는 그들에게 힘을 보태주기로 결심을 하고 육지로 올라와서 치유의 힘을 가진 도깨비 빗자루로 둔갑해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해 바다를 지키기로 한다. 초록비를 든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바다는 차츰 예전처럼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제 초록비는 외롭지 않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지켜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미소를 짓는다. 언제나 바다가 아프면 초록비가 내린다. 그리고 바다를 지키기 위해 도깨비 빗자루로 변해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함께 바다를 지키자’고 하는 메시지로 그림책은 끝이 난다.

    이제는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재앙이라는 용어까지 등장을 했고, 실제로 바다의 온도는 점점 상승하고 빙하가 녹는 속도와 해수면의 상승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게다가 코로나 같은 새로운 질병들이 등장하고 ‘힌남노’라는 역대급 태풍이 발생하는 등 처음 겪어보는 일들의 빈도수가 많아진다. 솔직히 그림책 속의 도깨비 빗자루라도 생겨서 우리의 걱정들을 시원하게 싹 쓸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며, 갈수록 우리의 생존은 위협을 받고 있기에 우리는 좀 더 경각심을 갖고 더 많은 노력들을 해야만 한다.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

    이장원(뚜벅투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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