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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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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20여년간 이웃사랑 실천 권순덕 밀양 식자재마트 대표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나누고파” 마트 사장님의 나눔 철학
2001년 작은 슈퍼마켓 운영하며 기부 시작
매년 명절 때 어려운 이웃들 위해 쌀 기탁

  • 기사입력 : 2022-08-31 21: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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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변에서 받은 도움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밀양식자재마트 대표 권순덕(58)씨는 식자재마트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 일부로 매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매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밀양 식자재마트 권순덕 대표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매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밀양 식자재마트 권순덕 대표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권 대표는 어릴 때부터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해 경북대학교를 졸업,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없다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 권씨가 시작한 사업은 영세한 커피 대리점이었다. 커피 대리점으로 슈퍼 사장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계기로 우연히 은인을 만나게 된다. 은인의 권유로 처음으로 대구에서 약 20평 남짓의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했다.

    평소 권씨는 남하고 똑같이 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남보다 더 열심히 더 친절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슈퍼의 크기를 점점 키워 나가다가 2013년에는 약 80평 규모의 큰 슈퍼로 성장시켰다.

    물론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장사가 좀 잘 된다 싶으면 건물주로부터 나가 달라는 통보를 받고 권리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몇 번을 옮겨 다니며 장사를 했다.

    이럴 땐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규모를 키워 나갔다.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보다 다르게 하기 위해서 슈퍼로는 빠르게 영업 혁신을 일으키는 24시간 영업을 도입하기도 했다.

    권 대표가 식자재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다.
    권 대표가 식자재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다.

    식자재마트를 운영하는 권 대표는 20년 넘게 꾸준히 기부한 이유를 겸손하게 들려주면서 말하는 도중에도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권씨가 기부를 시작한 건 지난 2001년쯤이다. 처음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껴 작은 것이라도 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매년 설날과 추석 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동사무소에 쌀을 기탁했다. 마트 사업을 확대한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부 규모를 늘렸다.

    그는 “처음 주변의 도움을 받아 조그만 슈퍼마켓 운영을 시작했고 이후 규모가 좀 더 커졌다”며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수익의)어느 정도는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동사무소에 쌀 20∼30포를 갖다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트를 하다가 은퇴해도 일정 수익이 나오는 구조를 만든다면 죽을 때까지 계속 기부를 하고 싶다”며 “기부로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고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밀양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마트로 운영 중인 밀양식자재마트는 싸고 질 좋은 농산물을 적은 마진으로 판매해 밀양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식자재마트의 단골이다.

    지난 2015년 밀양에 부지를 구입해 식자재 마트를 오픈하기까지 그는 그저 평범한 슈퍼 사장이었다. 권 대표는 양심껏 성실히 모든 일에 임하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영업 철학과 남하고 똑같이 하면 절대 앞서가지 못한다는 삶의 소신으로 영세한 커피 대리점에서 하루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마트 사장으로 성장했다. 소시민의 성공 신화를 쓴 셈이다.

    평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밀양시민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매년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올해 추석을 맞아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기탁한 성금 500만원은 밀양시 행복 나눔펀드 기금으로 전달돼 복지사각지대 대상자에게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환경 개선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벌써 수년째 이어지는 권씨의 나눔이다. 그동안 밀양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것이 많아 조금이라도 되돌려 주고 싶은 마음에서 해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권 대표는 지난 1월에도 경남 사회백신 나눔 캠페인에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으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21회에 걸쳐 성금 8400여만원을 기탁했다. 또 연말연시마다 희망나눔 캠페인에 참여해 지역사회의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얻은 수익을 시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기탁하게 됐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어려운 이웃들도 함께 풍성한 명절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이웃돕기 성금 등 나눔 문화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권 대표의 삶의 철학은 양심껏 성실히 일하는 것이다.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나누고 싶다는 그는 겸손하게 말한다. 학교 다닐 때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상장을 나눔을 통해 받아 보니 더 큰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2021년 박일호 밀양시장으로부터 표창패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나눔을 이끄는 기부자상을, 대한적십자로부터 적십자회원유공포장을 받았다.

    밀양에는 대형마트가 유독 많은 지방 중소도시인데도 대기업과 상대해 결코 뒤지지 않는 매출을 올리게 된 것은 자기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게 양심껏 성실히 일한 덕분이라 했다.

    권 대표가 성금을 전달 후 박일호 시장으로부터 감사 꽃다발을 받고 있다.
    권 대표가 성금을 전달 후 박일호 시장으로부터 감사 꽃다발을 받고 있다.

    항상 독서를 즐기는 모습에서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가만히 놀 수가 없어 책을 많이 읽는다는 권 대표는 남다른 영업 철학과 타고난 청결, 성실함을 갖췄다. 학창시절 산 좋고 물 좋은 밀양에 MT 왔던 추억이 그리워 밀양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밀양을 누구보다 사랑하게 된 밀양사람이 됐다고 한다.

    어렵게 성장해 어렵게 성공한 권 대표의 나눔정신이 가난한 이웃들의 가슴에 작은 별이 돼 빛이 났으면 좋겠다.

    눈에 비친 별빛이 아름답다면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다.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이들에게 별은 밥이다. 죽도 밥도 없이 헤매는 이들에게 별은 눈물로 말아 놓은 찬밥 한 그릇이다.

    권 대표 같은 지상의 별이 많아졌으면 하고 바라본다. 코로나와 경기침체로 여려운 시기에 가난한 이웃들에게 한 줌 희망이 되는 별들이 지상에서 빛이 나는 추석이 되기를 빌어 본다.

    글·사진= 고비룡 기자 gob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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