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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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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구산동 지석묘-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8-19 07: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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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중소도시인 김해시가 최근 들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구산동 지석묘(고인돌) 유적의 훼손 논란 때문이다. 이 고인돌 유적은 지난 2006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때 땅속에서 발견됐다. 발굴 당시에도 덮개돌인 상석(上石) 무게만 350t, 상석 주변으로 박석(얇고 넓적한 바닥돌)이 깔린 묘역만 1615㎡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돼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김해시는 발굴 당시 복원기술 부족은 물론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다시 흙을 채워 보존해 오다 지난 2012년 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아 경남도기념물 280호로 지정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가야사 복원이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예산확보가 가능해지자 시는 2019년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한 후 2020년 12월부터 복원정비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과 협의도 없은 것은 물론 무단으로 박석을 들어내고 정비해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해시는 정비사업을 중단하고 급기야 지난 8일 문화재청과 경남도에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 이어 지난 지방선거로 당선돼 7월 취임한 홍태용 김해시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과까지 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김해시의 정비복원공사 과정에서 유적 상당 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해시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구산동 지석묘는 기원전 2~1세기 가야 이전 시대 국가 또는 부족의 수장 무덤으로 추정된다. 김수로왕이 가락국을 건국한 시기로 알려진 기원후 42년보다 최소 100년 이상 앞서는 시기다. 작금의 논란은 가야사 복원사업 예산이 끊기기 전에 정비사업을 마무리하려 한 김해시의 욕심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번 실수가 김해지역 다른 유적지 정비복원사업의 반면교사가 됐으면 한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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