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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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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남자다움과 여성스러움- 임채성(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22-08-04 20: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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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이나 상황 표현이 풍부한 우리말에는 같은 듯 다른 표현이 많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답다’와 ‘-스럽다’일 것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답다’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성질이나 특성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이다. ‘선생님답다/학생답다/사람답다’가 그 용례이다. ‘-스럽다’는 (일부 어근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이다. ‘어른스럽다/복스럽다/자랑스럽다’와 같이 사용된다.

    하지만 사전적 풀이만으로는 두 말을 정확히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기준은 ‘어떤 자격이나 정도에 부합하는지’의 여부이다.

    어린 학생에게 “너는 참 어른스럽다”라고 하는 것은 옳지만, “너는 참 어른답다”라고 하는 것은 어색하다. 이는 ‘-스럽다’가 실제로는 어떤 자격이나 기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런 성질이나 특성이 있음’을 나타낼 때 쓰인다는 의미다.

    이처럼 ‘-답다’나 ‘-스럽다’가 붙지 말아야 할 표현도 있다. ‘남자답다’와 ‘여성스럽다’가 그것이다. 이를 바꾸어 ‘남성스럽다’나 ‘여자답다’는 말을 쓰면 ‘-답다’와 ‘-스럽다’의 어문규정에 어긋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돼버린 성 역할의 고착화 때문이다.

    필자는 어릴 적 씩씩함과 강건함을 남자의 덕목으로, 아름다움과 양순함을 여자의 덕목이라 여기며 자랐다. 이는 농경시대 가부장제에서 파생된 대물림의 정서였다. 남자는 거친 노동과 전쟁 등을 담당하고, 여자는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는 성 역할 때문이었다. 따라서 여성의 삶은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엇갈렸다.

    옛날이야기 속 여주인공들은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것만이 행복인 것처럼 그려졌다. 지금도 어린이 동화책에는 고착화된 성 이미지가 많다고 한다. 남성 캐릭터는 이성적·진취적·자기주도적인 반면 여성 캐릭터는 감정적·소극적·수동적이다. 직업적으로도 의사·사장·판검사 등은 남성, 간호사·비서·서비스직은 여성인 경우가 많다.

    공장자동화와 사무자동화가 이뤄진 고도 산업화사회에서, 남성 중심의 가부장주의는 현실적으로 무의미해졌다.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시대가 됐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자다움과 여성스러움이 바탕인 젠더질서는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 옳다.

    망국화로 치닫는 젠더갈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밥상머리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어릴 때부터 남녀가 처한 서로 다른 현실과 다양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언어습관도 중요하다. 무심코 내뱉는 말에서조차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주입해서는 안 된다.

    성 역할의 고정관념 파괴는 젠더갈등을 해결할 단초이며 성평등 사회로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젠더갈등의 치유와 통합은 “여자는 예쁘면 돼”, “남자는 울면 안돼” 같은 말과 함께 ‘남자답다’와 ‘여성스럽다’는 표현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겠다.

    임채성(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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