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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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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3] (19) 친환경 곤충 ‘동애등에’

음식쓰레기 먹고 자라 비료·사료로… 1석 3조 ‘환경 지킴이’

  • 기사입력 : 2022-07-25 20: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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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배달·포장 주문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가 늘고 있다. 사람들은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포장을 최소화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며 일회용품 줄이기에 노력하지만 매일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에는 소극적이다. 국내에서 하루에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1만4000t으로 처리비용은 연간 8000억원에 달한다. 경제적 손실은 20조원에 육박한다. 경제 발전 이후 인구 증가와 식생활 문화가 바뀌면서 음식물 쓰레기양이 천문학적으로 늘며 처리비용, 환경 문제 등의 각종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악취와 고농도 폐수로 인해 수질·토양오염을 가져와 특단의 방안이 요구됐다.

    이런 와중에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곤충인 ‘동애등에’가 실내에서 대량 증식할 수 있게 돼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애등에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잘 도입된다면 환경 오염 방지는 물론이고 동물 사료 원료, 퇴비로 사용돼 새로운 신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오수석 대표가 동애등에 산란장에서 실명을 하고 있다.
    오수석 대표가 동애등에 산란장에서 실명을 하고 있다.


    국내 하루 음식물 쓰레기양 1만4000t, 처리비용 연 8000억

    동애등에 유충 5000마리가 음식물 쓰레기 10㎏ 80% 처리


    ◇창원에서 유일한 동애등에 농장= “곤충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주고 퇴비로도 쓰이고 동물 사료로도 사용돼 1석 3조입니다. ”

    지난 1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에서 동애등에 농장을 운영하는 오수석 대표는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어진 사료를 먹고 있는 동애등에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4년 전부터 동애등에 매력에 빠져 2년간 공부를 한 뒤 정부의 곤충 산업 육성 지원을 받아 2020년에 이 농장을 열었다. 동애등에는 유기성 폐기물(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단미사료)을 먹으며 자라고 유충과 번데기는 동물 사료로, 분변토는 퇴비로 다시 사용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그야말로 버릴 게 하나 없는 곤충이다.

    이 농장은 교미 산란장도 갖추고 있어 동애등에 증식이 가능해 사업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오 대표는 “동애등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생태계 교란도 없어 앞으로 친환경 사업에 주목되길 바라고 이에 맞춰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10㎏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어진 사료가 들어와 15일 정도 지나면 2㎏ 유충과 1㎏ 분변토만 남는다. 분변토는 따로 모아서 퇴비로 판매하고 유충은 가공돼서 사료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경남에는 이 같은 동애등에 농장이 7개 운영 중이다.


    ◇환경도 지키고 이윤도 얻고= 동애등에는 파리목에 속하는 곤충으로 벌레 모양의 유충은 잡식성으로 물이나 썩은 유기물질, 야채 등에 서식이 가능하다. 다 자란 성충은 일반 파리류와 달리 인간 거주지로 침입하지 않아 해를 끼치지 않고 위생곤충으로도 취급되지 않아 사람들의 생활에 이로움을 주는 곤충으로 알려졌다. 동애등에 성장 과정은 알(4일)→유충(15일)→번데기(15일)→성충(10일)이며 산란 수는 1마리당 약 1000개 정도이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업체가 보내온 유기성 폐기물을 유충이 먹고 자란다. 음식물쓰레기 부피를 약 58%, 무게 30%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유충 1마리당 2~3g를 처리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10kg에 유충 약 5000마리를 투입 후 3~5일 뒤면 80% 이상이 분해가 가능하다. 오 대표는 한국과 같이 음식이 다양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나라는 더 활용도가 높다. 중국에서는 동물 변을 처리하는 데 쓰이고 있을 정도로 외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음식물 쓰레기는 보통 태우거나 묻거나 하는데 이 방법은 환경 오염을 전혀 시키지 않고 처리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고 말했다.

    동애등에 농장 실내 모습./박준혁 기자/
    동애등에 농장 실내 모습./박준혁 기자/


    분변토로 퇴비 만들고 번데기는 건조시켜 동물 사료로 활용

    창원시 “동애등에 월 60t 음식물 처리… 환경정화 곤충 육성”


    ◇퇴비·사료화로도 가능 “버릴 게 하나도 없네!”= 유충이 음식물을 처리하면서 나온 분변토는 퇴비로도 만들어진다. 이 퇴비는 염분이 1% 이하로 밀, 시금치, 콩, 느타리버섯, 파, 상추 등의 작물 생육 촉진과 생산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 1t에 동애등에 유충 약 50만 마리를 투입할 경우 15일 뒤면 분변토 700㎏(수분 50% 이하)을 생산할 수 있다.

    유충과 번데기는 건조돼 어류·양계 등 동물 사료 원료와 낚시 미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번데기 일반 성분 분석 결과 조단백질 45.36%, 조지방 32.6%, 불포화지방산 16.9%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단백질 덩어리’다.

    최근 들어 동애등에가 사료 원료로서 가치가 인정돼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오 대표는 “최근 전남 광어양식장에 6t을 납부했다.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많아 2공장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며 “오일로도 만들어져 앞으로 화장품 원료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동애등에는 류신, 라이신, 메티오닌을 비롯해 18종의 아미노산이 함유돼 산란계 체질을 개선하고 산란율 증가에 효능을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 결과 일반 배합사료와 비교해 동애등에가 함유된 곤충 배합사료를 먹인 넙치의 중량이 17%, 생존율은 20%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 환경정화 곤충 육성할 것= 창원시는 지난해부터 1억 3000만원의 사업비로 환경 정화 곤충을 활용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그린바이오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동애등에 농가가 4곳 이상이 되면 국비 공모사업을 신청할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 능력도 높아져 향후 환경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선민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현재 동애등에 음식물쓰레기 처리 규모는 월 60t이다”며 “청년창업 등을 통해 1000t 처리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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