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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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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조상과 후손이 공존하는 매장과 평장

  • 기사입력 : 2022-07-22 0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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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경상북도 예천군 지보면에 조선 8대 명당으로 알려진 동래 정씨 정사(鄭賜) 묘가 있다. ‘연화산(267.3m)’의 굵고 튼실한 용맥(龍脈·주산과 연결된 산줄기) 한 줄기가 뻗어 내려와 혈(穴)이 응집된 자리에 선생의 묘가 있다.

    내청룡과 내백호는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다행히 나무를 빽빽이 심어 묘를 때리는 바람을 막고 있고, 외청룡과 외백호는 관쇄(關鎖·빗장 잠그듯이 붙어 있음)가 완전하진 않으나 그런대로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묘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뒤에 산을 두고 앞에 물을 둠)의 터에 위치해 있고, 앞쪽의 낙동강은 묘를 제대로 환포(環抱·둥글게 감싸고 있음)하고 있어 지기(地氣)를 강화시키고 있다. 양명하고 넉넉한 용맥에 걸맞게 당판(묘와 석물 등을 포함한 자리)이 넓게 형성되었으며 안산(案山·앞산)이 멀지만 묘 앞쪽 중앙에 설치한 비석과 장명등이 묘를 때리는 바람의 방향을 돌려놓았다.

    선생의 묘는 용맥과 당판의 크기가 서로 균형과 조화가 맞아 어색함이나 추함이 없다. 묘는 당판에서 2m 내외의 중심 혈 부분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생의 묘는 합장묘로 중심 혈 자리에 안치돼 있었다.

    최근 필자가 감정한 두 가지 유형의 묏자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하나는 예천군 모처에 쌍분(雙墳)으로 안치한 부모 묘의 길흉 분석이다. 묘를 쓰고 나서 묘 뒤쪽에 왕복 4차선 도로가 생겼는데, 자식들은 부모 묘의 맥(脈)이 끊겨 흉한 일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대체로 명당에 묘를 썼더라도 도로를 신설하기 위해 터널을 뚫거나 산줄기를 절개하면 산의 정기(精氣)가 묘에 미치지 못해 흉지(凶地)가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비록 용맥에 상처가 났다 해도 시간이 경과하면 땅속의 생기(生氣)가 서서히 연결되어 상처는 회복되기 마련이다. 물론 2차선보다 4차선이, 4차선보다 더 넓은 도로가 회복력이 더딘 것은 사실이나 도로가 생겼다고 해서 묘가 흉지로 바뀌어 후손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정확한 기간은 토질과 그 외의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4차선 도로는 경험상 10~20년 정도 지나면 명당일 경우, 무해지지(無害之地·득실이 없는 땅)로 되었다가 다시 길지(吉地)로 된다. 명당이 흉지로 변하진 않는다는 뜻이다.

    부모 묘 우측 아래로 뻗은 자리에 조부모 묘가 있었다. 부모 묘는 간룡(幹龍·줄기룡)에 썼으며 조부모 묘는 지룡(枝龍·가지룡)에 썼는데, 열매는 가지에 맺기 때문에 조부모 묏자리가 더 좋기는 하나 부모 묘 또한 괜찮은 자리에 썼다. 부모 묘 주변 가까이에 식재한 측백나무들은 시간이 경과하면 성목이 되어 햇빛을 가리기 때문에 모두 제거하라고 했으며, 묘 아래쪽에 후손의 묘를 평장으로 조성해도 되는지 묻기에 묘 아래쪽은 마지막 남은 기운이 펼쳐진 자리로 전순(氈脣)이라 하는데, 전순이 좁으면 후손이 잘되는 집안이 없으니까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비록 좌청룡과 우백호와 안산이 미흡하지만 용맥이 튼실하기 때문에 산의 근본을 갖춘 곳이어서 길지(吉地)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부동산이 소개한 안동시 모처에 있는 터인데 흩어진 조상들의 묘를 한데 모으고 의뢰인을 포함한 후손은 그 아래에 평장을 할 요량으로 땅을 계약하기 전에 평가를 의뢰한 곳이다. 600평 남짓 되는 산 중턱에 있는 땅으로 주산으로부터 뻗어 내려온 용맥은 넓고 부(富)하지만 그리 탄실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용맥의 크기에 걸맞게 당판이 넓고 살이 쪘으며, 대부분의 땅기운은 무득무해(無得無害·득도 해도 없음)하지만 중앙 상단의 가로 2m, 세로 3m 정도는 지기가 결집되어 있기에 정확한 위치를 표시해주면서 날을 잡아 산역(山役·시체를 묻고 뫼를 만들거나 이장하는 일)을 하도록 했다.

    해(害)가 없는 땅도 매장이든 평장이든 문제 될 게 없다. 의뢰한 땅은 뿌리(근본)가 있는 터로 좌청룡과 우백호가 관쇄를 하고 있어 생기가 흩어지지 않으며 안산은 알맞은 높이의 노적봉(露積峰)으로 재물을 뜻하고, 앞쪽에 흐르는 물은 벼슬이 높은 귀인이 나오는 ‘구곡수(九曲水)’로 길수(吉水)이다. 의뢰인은 필자의 말을 듣고 즉시 부동산에 가서 계약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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