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파업’ 이번주 최대 분수령
노사 대화 이어져 요구안 폭 좁혀노동부 장관도 이틀 연속 중재여름휴가 전 23일 자정이 데드라인
- 기사입력 : 2022-07-20 21: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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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가 향후 3일이 최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고용노동부의 중재 속에 대화를 이어가며 요구안 폭을 좁히고 있지만, 여름휴가에 맞춰진 협상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5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49일째를 맞은 20일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독에서 파업 중인 하청지회(왼쪽)와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벽 하나를 두고 각각 농성하고 있다./연합뉴스/◇노사 ‘대화’ 이어지자 요구안 좁혀져= 교착 상태를 보이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노사간 대화에서 해결점을 찾아 가고 있다. 대우조선 본·하청 노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4자 회담에서 사측은 ‘4.5% 인상’을, 노측은 ‘10% 즉각 인상’ 또는 ‘5% 즉각 인상·내년 10% 추가 인상’을 제안하며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회담 초기 노조는 임금 30% 인상을 고수하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지속적인 대화 끝에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다만, 이외에도 노조 전임자 지정 등 노조 활동 인정과 파업가담자 책임면제 등에서 양측 이견이 있어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9일에 이어 20일 오후에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파업 현장을 찾아 노사간 중재에 나섰다. 이 장관의 행보는 노사가 사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세부사항 조율을 돕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드라인 지나면 정부 ‘공권력’ 투입 우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일부터 2주간 여름휴가를 가진다. 노사가 4자회담을 시작한 것도 여름휴가 전에 사태를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휴가가 시작되면 인력 공백 등 이유로 노사 교섭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노사 측은 사실상 23일 자정까지가 1차 협상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노사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주간 텅 빈 조선소 현장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농성이 이어지게 되고, 사업장 피해 규모도 더 불어나 노사 양측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점거 농성에 동참한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 출석 요구가 종료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옥포조선소 1도크 내에서 철장 농성을 하고 있는 유최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을 포함한 집행부 3명에 대한 출석 요구 기한은 22일 오전 10시 종료된다. 또 같은 도크 위에서 고공 농성 중인 조합원 6명에 대한 출석 요구 기한도 같은 날 오후 2시까지다.
이들이 기한 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구인하거나 업무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 가능하다. 다만, 현재 경찰은 1도크 내 공권력 동원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체포 건에 대해서는 계속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쪽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23일 자정까지 노사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 그동안 정부가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만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여름휴가 기간 공권력이 투입될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1차 협상의 데드라인이자 새로운 분기점을 맞는 23일에는 전국 24개 도시에서 2000명을 태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가 거제로 향한다. 희망버스는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때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15번 운행됐으며, 노동자·시민 연대의 상징이 됐다. 희망버스에 참가한 시민들은 정부의 공권력 투입 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을 지지할 계획이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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