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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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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부작용이 있으면 바꿔야-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7-12 20: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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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모두 40%선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조사에서 37%로 처음 40%대가 붕괴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의 11일 발표 조사에서도 37%로 나왔고 같은 날 발표된 KSOI 조사에서는 34.5%로 최저점을 찍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지지 동력으로 40%를 꼽는데 당선된 지 넉 달, 취임한 지 두 달 밖에 안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가 붕괴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참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만 2년째인 2014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절반 즈음인 2019년 10월에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취임 초기 한때 50%를 상회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전직하한 원인은 인사 실패와 배우자 리스크, 지리멸렬한 집권여당, 특히 본인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던 중도층이 실망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박사모’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문빠’처럼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는 정치인이 아니다. ‘우리 이니(문재인) 하고 싶은 대로 해’와 같이 ‘우리 열이(윤석열) 마음대로 해’라고 해줄 지지세력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더욱 겸손하고 세심하게 다가가야 하지만 윤 대통령의 최근 일부 발언과 태도는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준 것이 사실이다.

    김건희 여사 대외 활동 관리 질문에 “대통령은 처음 해보는 거라서”라는 발언과, 장관급 후보자 부실 검증 질문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처음 해봐서”는 제2부속실을 없애고 새로운 보좌시스템을 찾는 과정에서 어떤 게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는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지만 일부 국민들에게는 무책임한 대통령으로 느껴지게 했다. “전 정권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느냐”는 말은 문제만 생기면 박근혜 정부보다는 낫다고 강변하던 문재인 정부와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자인하는 모양새가 됐다. 최근 지지율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 수행의 근본 동력으로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용산 대통령실 입구에서 출입기자들의 여러 가지 국정현안 질문에 스스럼없이 답하는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은 불통의 상징이었던 이전 대통령들과 비교해 정말 당당하고 보기 좋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가끔씩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양산하는 방식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바꿔야 한다. 오죽하면 여당 대변인까지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나’라는 대답은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 준 것 아니냐’는 국민 물음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겠나.

    출근길 불쑥불쑥 하는 것보다는 참모들과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세계 어떤 나라 국가 수반도 치밀한 준비 없이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도한 제도라도 부작용이 있으면 빨리 바꾸는 것이 용기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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