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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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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파크골프장이 뜨는 이유- 이상규(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2-07-11 20: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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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지인이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들고 소풍을 간다고 했다. 매일 어디로 소풍을 가느냐고 물으니 파크골프장에 간다고 했다. 그는 필자에게도 퇴직하면 파크골프를 꼭 하라고 권유했다. 건강에도 좋고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비용도 공짜나 다름없다고 했다.

    최근 파크골프장이 뜨고 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파크골프 동호인이 크게 늘고 있다. 50대 젊은 사람들도 이용하긴 하지만 대부분이 은퇴자들이 파크골프장을 찾는다.

    파크골프가 인기 있는 이유는 배우기 쉽고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용이하며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 장점을 하나씩 살펴보면, 파크골프는 어떤 운동보다 배우기 쉽다. 채(클럽) 하나와 공 하나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장비는 나무로 만든 길이 86㎝, 무게 600g의 채(클럽) 하나다. 채로 공을 쳐도 거의 공이 뜨지 않고 구르는 방식이어서 위험하지도 않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와 경기 방식이 같다. 출발지점에서 홀을 겨냥해 볼을 치고 차례대로 코스를 도는 방식이다. 최종코스까지 가장 적은 타수로 홀에 볼을 넣는 사람이 이긴다. 대개 4인 1조로 경기를 하는데 18홀 기준으로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되니 적당히 운동이 된다.

    둘째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창원시의 경우 골프협회에 입회할 때 11만원의 회비를 내고 나면, 매월 1만3000원으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 1만3000원 중 매월 소속 클럽의 월례회 때에는 식비로 1만원을 돌려준다고 하니 3000원을 내고 한 달 내내 운동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셋째, 도심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대개 파크골프장은 도심 공원이나 강변 둔치에 있어 해당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골프장을 오갈 수 있다. 이와 함께 파크골프는 골프 못지 않게 재미있다. 게다가 중년 또래들간 교류의 장이 되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해서 동호인들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반면 골프장은 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부작용도 생긴다. 최근 파크골프 회원 숫자를 보면, 생활스포츠로 파크골프가 얼나마 인기인지 알 수 있다. 경남의 경우 지난 2017년 2399명에서 2021년 9502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이에 불법으로 골프장을 확장하거나, 타지역 동호인들의 이용을 제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파크골프 동호인은 앞으로도 계속 늘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함에 따라 파크골프 인구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다. 2022년 5월 현재 경남에는 총 41곳(697홀)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인데 골프장 수가 절대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전국의 지자체 단체장 후보와 지방의원 후보들은 파크골프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얼마 전 김영재 경남파크골프협회장은 본지 기고를 통해 “기존의 파크골프장 시설은 포화 상태이며 복잡한 규제와 절차로 신규 파크골프장을 개장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하천부지 또는 유휴지에 대한 체육시설을 우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인들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곳이 마땅히 없는 현실과 파크골프의 폭발적인 인기를 고려하면 파크골프장 확충은 다른 어떤 사업보다 시급해 보인다.

    이상규(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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