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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의령 전국 소 힘겨루기 대회’ 성공 교훈- 김명현(함안의령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6-27 20: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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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의령민속소싸움경기장에서 열린 ‘제33회 의령 전국 민속 소 힘겨루기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국 대회로는 3년 만에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다른 축제와 연계없이 단일 행사로 진행됐는데도 관람객이 7000명 이상 몰렸다. 이번 대회는 흥행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 대회’로 평가된다. 흥행에 성공한 것은 모처럼 열린 전국 대회인 데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스타 소들이 대거 참가해 5일 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는 의령, 청도, 대구, 창녕, 진주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힘 좀 쓴다는 소 186마리가 출전했다. 소 힘겨루기를 오랫동안 지켜본 어르신들이나 경기를 처음 본 청장년들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매료됐다고 한다. 8강전과 4강전 및 결승전이 열린 주말과 휴일 및 월요일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관람석이 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한적하던 의령민속소싸움경기장 주변은 대회 기간 내내 인파로 붐볐다.

    특히 대회 흥행에는 지난 5월 청도에서 의령으로 이적한 소 힘겨루기 대회의 전설인 ‘갑두’의 출전이 한몫했다. 전국대회와 청도 상설대회 무패 행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갑두’의 경기를 보려는 관람객들이 전국에서 몰렸다. 갑두는 소 힘겨루기대회의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결승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갑두의 전국대회 47연승을 저지하며 백두급의 새 강자가 된 ‘강투’(의령)도 스타 반열에 올랐다.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 의령지회 집행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인상적이다. 대회 명칭을 ‘소 싸움대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소 힘겨루기대회’로 바꿔 친근감을 주면서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을 피한 것도 대회 성공에 한몫했다. 갑두의 우주(소주인)인 의령지회 왕재구 회장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려운 축산농을 돕고 대회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사재 500만원을 협회에 기탁한 것은 사기진작에 도움이 됐다. 또 강투의 우주이자 의령지회 사무국장인 하재욱씨도 우승상금 1000만원 중 500만원을 같은 목적으로 협회에 쾌척해 더욱 알찬 대회가 됐다.

    의령군과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 의령지회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의령사랑 상품권’ 판매 전략도 눈길을 끌었다. 주최 측은 관람객들에게 현금 1만원과 의령사랑상품권 1만원을 맞교환하면 경품권 2매를 더 제공하는 방식으로 상품권 판매를 유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현장에 비치된 상품권 2000장(2000만원)은 조기 매진됐다. 관람객들은 상품권으로 토요애 의령한우, 토요애 수박 등 의령 특산물을 구입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번 성공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의령에서 매년 2~3차례 열리는 소 힘겨루기대회들이 모두 성공 대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 대회를 주최·주관하는 협회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질 수 있도록 기량이 검증된 소의 참가 확대, 관람객 참가를 유도하는 다양한 경품 제공, 민속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에 나서야 한다. 또 행사를 후원하는 의령군도 대회 홍보 등 행정·재정적 지원 확대는 물론 지역 관광지와의 연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소 힘겨루기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명현(함안의령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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