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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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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철밥통도 힘들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2-06-27 2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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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때문에 경제는 IMF 때와 비교 안될 정도로 어렵고 많은 중소기업들까지 줄도산이 난 상태다. 재정지원금을 몇백조가 넘도록 퍼부어도 살림살이는 어려워서 지원금의 끝은 보이지 않고 극단적 선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밥상 물가는 몇 10년 만에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그래도 실직자가 많은데 고학력 실업자까지 늘어나 정부에서는 실업자 구제책이라는 미명 아래 궁여지책으로 큰 잘못이 없으면 정년이 보장되는 일명 철밥통인 공무원 정원을 작년에도 30년 만에 최고로 3만5000여명을 신규채용하더니 올해는 작년 수준을 넘는다고 하니 우선 먹기 좋은 곶감이 좋다고 하나 개운치 않아 후손들에게 미안함과 1000조원이 훨씬 넘는 국가부채에 걱정이 앞선다. 공무원의 숫자는 업무량과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늘어난다고 파킨스 법칙에서 말하고 있다.

    보이즈펠로즈에 의하면 공직이란 무능자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했다. 이러한 관료 조직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3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째는 책임지는 자리에 있을 때는 책임을 회피하고. 두 번째 말썽이 많을 때는 남에게 일을 위임하라고 했으며, 셋째는 의심스러울 때는 어정거리라고 했다. 그중 하나가 어차피 해도 소용이 없는 일은 벌리지 말고 이왕이면 큰 실수를 저질러야 한다고 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말과 사실(fact)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남의 집 밥그릇이 크게 보이고 밥그릇에 든 콩이 더 굵어 보인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인생살이에선 늘 남의 짐이 가벼워 보이게 마련인 것 같다.

    파킨스나 피터의 법칙은 시대 상황에 맞는 이론이지만 현시대에서는 직위가 높아질수록 업무의 전문성과 다양한 지식이 없으면 자리 유지하기가 힘든 시대가 됐다. 몇년전 만 해도 공무원을 정년이 보장된다고 철밥통이라고 했으나 좋은 시절도 지나고 국민의 공복으로 귀감이 되고 표상이 돼야 살아 남는 어려운 시대가 왔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윤 대통령 정부에선 공무원 사회는 구두 밑창이 닳도록 열심히 일하도록 분위기 조성과 쇄신을 강조 하지만, 말단 공무원들은 우선 자기에 딸린 식솔들의 의식주 해결 때문에 승진을 포기하고 책임과 위험이 많은 상위직보다 정년이 보장되는 하위직이라도 안전하게 버티겠다는 소극적인 분위기가 많아진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어도 크게 변함이 없는 공무원들의 분위기는 오랜 관습 때문에 구태의연한 것 같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철밥통들의 사건들을 보면 광인들이 아니라 멀쩡한 전문가들과 지위가 높은 무능한 관료들 때문이라는 ‘보이즈펠로즈’의 말을 우리들은 깊이 되새겨야 할 것 같다 .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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