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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불편한 동거- 김명현(함안의령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6-20 20: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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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불편한 동거’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고위직 인사들이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예전 정부들은 출범 초 노골적으로 사표를 강요하거나 표적 감사 등으로 모욕을 줘서 전임 정부 인사들을 쫓아냈다. 하지만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블랙리스트 사건’이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면서 전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는 행위는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4일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장관급인 이들은 관례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다. 문 정부 시절 임명된 이들은 윤 정부 출범 후에도 ‘임기 고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직접 이들이 (국무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전 위원장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 야권 성향인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한 위원장 임기는 내년 7월 말까지다. 이들이 임기를 지킬 경우 국정 철학이 완전히 다른 윤 정부와 1년 이상 더 동거해야 한다. 370개 공공기관장 가운데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전 정부 인사는 256명으로 전체의 69%에 이르고 윤 정부가 연말까지 새로 임명할 수 있는 기관장은 14%인 54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당은 국정 철학이 다른 정부에서 버티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라고 비판한다. 반면 민주당은 공공기관장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며 반박한다. 하지만 양당 모두 ‘불편한 동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이런 현상을 없애려면 대통령 5년 임기에 맞춰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괄 조정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야는 이번에 반드시 법 개정에 나서서 정권 교체 때마다 되풀이되는 ‘불편한 동거’를 종식시켜야 한다.

    김명현(함안의령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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