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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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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작은 학교 살리기- 김덕현(시조시인·낙동강학생교육원장)

  • 기사입력 : 2022-06-15 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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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에서 가장 작은 학교는?” 모두 정보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정답은 ‘한평초등학교’란다. 학교가 ‘한 평’밖에 안되니 그렇단다. 한바탕 웃음 속에 ‘가랑잎초등학교’, ‘고사리 분교’라는 답이 나와 끝이 흐려졌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모두 문을 닫은 추억 속의 학교가 됐다. 웃음으로 시작한 오후, 한평초등학교보다 크지 않았던 설매실 아랫마을 끝에 있던 모교와 유소년 시절 추억이 아련히 겹쳐진다.

    “설매실 아래 첫 학교 풀잎 같은 고매학교/ 건물은 트럭 모양 금세라도 떠날 듯이/ 졸업날 송사에 울컥 답사는 못다 읽고// 졸업은 이별 연습 그렇게 떠난 서른 한 명/ 지금은 한티 너머 꽃이 되고 별이 되어/ 꿈 실은 트럭을 타고 추억 길을 달리겠지//”

    졸업식 답사를 읽다 울컥한 부끄럼이 남자답지 못한 것으로 놀림 받을까 마음 졸였던 추억을 〈시골학교 동기생〉이라는 시조로 써 보았다. 풀잎 같은 학교가 그때는 왜 그리 커 보였던지, 큼직하게 건물에 붙은 ‘국어사랑 나라사랑’이라는 여덟 글자는 꿈쩍 않는데, 백엽상 옆 풍향계의 부리 끝은 소년의 꿈처럼 어디를 향할지 몰랐다. 이 그리움의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 ‘작은 학교’였다.

    근래 경남도청·도교육청의 협치기구인 통합교육추진단을 중심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학부모를 이주시켜 지자체는 삶터와 일터를 만들어주고, 학교는 마을공동체의 거점이 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지자체와 출생·돌봄·기반시설·일자리 등을 함께 고민한 사업이어서 거는 기대가 크다.

    무슨 일이든 진정성과 공감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 학교의 열정과 지자체의 실효성 있는 협치가 중요하다. 공간 재구조화, 생태체험장 조성 등도 필요하지만 ‘지역 자원’을 활용해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학교가 작다고 꿈조차 작지 않다! 작아서 충분한 학교, 다양한 꿈을 크게 만드는 위대한 학교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인구 절벽, 지방 소멸, 기후 위기의 시대,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김덕현(시조시인·낙동강학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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