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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부는 안하고 세력다툼만 하는 정당들- 이광희(김해시의회의원)

  • 기사입력 : 2022-06-14 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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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표로 있을 시절이다. 그 분은 ‘정치인이 공부를 안하면 고인 물 썩듯이 된다’고 하면서 항상 공부하라고 하셨다. 본인도 2만권의 장서를 가질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책을 사면 5권씩 사서 사무실과 집, 차 등에 두고 읽고 나서 2-3권은 선물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장서에 뒀다. 그리고 노무현(대통령이 되기 이전) 같은 분을 연수원장에 맡겨서 일반 당원을 포함해 임직원,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을 일년내내 연수원의 프로그램에 따라 새로운 지식, 정책, 당의 진로와 개혁 방향 등에 대한 연수와 교육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민주당 조직에서 연수원이 없어졌다.(연수원은 건물이 아니라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연수교육 전담 팀을 말한다) 2020년대에 들어선 지금 민주당뿐만 아니라 다른 몇 개 당들의 기구표를 찾아보니 연수조직이 없다. 게다가 각 정당들이 우리 정치의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도 연수도 하는 소식이 없다. 선거에 크게 져서 당의 존립이 어려울 상태가 되면 새로운 대안을 찾는 정도이지 평소에 당의 발전전략, 개혁 방안을 연구하고 연수, 교육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왜 그럴까? ‘지금 우리가 잘한다’,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른다’는 생각으로 오만해진 것은 아닐까? 정당이나 정치가 시대를 이끌지는 못해도 변하는 시대와 국민의식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몇 사람의 머릿속이나 이론으로만 발전 방안이 머물러선 안되므로 수많은 당원, 일반 국민들에까지 공감대를 얻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의 연수, 교육, 연구, 대화는 끝없이 계속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정당들에게는 이런 활동과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정치집단인 정당은 뭘하나? 국가 권력과 정부권력, 국가의 예산을 얼마나 갖고 사용하는 것에 골몰하며, 여기에 자기네 조직, 자기네 집단이 지분을 많이 갖는 것에 골몰한다. 그러다보니 당내에도 암투가 벌어지고 당내 공격으로 사고쳐서 국민들 앞에 험한 꼴을 내보인다. 분파싸움, 세력 다툼만 나타나고 있다. ‘우리끼리만 잡고 있자’ 하는 식이니 새로운 인물, 성장하는 인물은 쳐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의원 같은 것, 국회 같은 것, 없으면 좋겠다”는 말을 쉽게 한다. 정치집단이 자기네 지분 싸움만 하고 국민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니 그런 말이 나온다.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에 그렇게 가르쳤듯이, 정당들은 현재 자신들의 모습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국민들의 기대에 뒤처지고 있음을 자각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공감하고 노력하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 정당마다 연구원, 연수원 조직과 기능을 복원해 확대하고 국가의 미래, 정당의 미래에 대한 연구와 연수, 교육을 국민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기를 바란다. 이런 움직임을 중앙만 할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게 하길 바란다.

    이광희(김해시의회의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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