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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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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79) 외증조모와 사는 남매

일찍 철들어버린 모범생 남매 “우리 소원은 할머니와 오래오래 같이 사는 것”
어린 나이에 부모님 이혼으로 외갓집서 커
4년 전 할아버지 돌아가시며 생계 악화돼

  • 기사입력 : 2022-06-14 08: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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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로하신 할머니가 학교에 간 사이에 넘어지실까 항상 걱정이에요. 제 유일한 버팀목이거든요. 아프시지 말고 오래오래 같이 살면 좋겠어요.”

    중학교 3학년인 제희(15·가명)는 한 살 아래 남동생(14·제준), 외증조모(83)와 함께 살고 있다. 기억나지 않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외증조할아버지, 외증조할머니 손에 키워졌다. 아빠는 연락이 끊겼고, 엄마는 아이들을 맡겨두고 타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주 가끔 안부를 묻는 전화가 올 뿐 남매는 엄마가 어디에서 지내는지도 모른다.

    부족한 살림에도 학생회장·학년 부회장 맡아
    공부·동아리 활동 등 학교 생활 열심
    다리 아픈 할머니 걱정에 집안일도 챙겨
    병원비·생활비 빠듯…고교 입학금 등 걱정


    할아버지는 이웃의 농사일을 돕고, 할머니는 밭농사를 지어 네 식구의 생계를 책임졌다. 살림은 부족했지만 남매는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좋은 곳이 있으면 늘 오토바이 뒤에 태워 나들이를 갔다. 또 공부는 꼭 해야 한다며 학교 준비물이 있으면 한 번도 챙겨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4년 전, 건강이 악화된 할아버지가 병원과 집을 오가며 치료하다 돌아가신 후 남매와 할머니는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렇지만 제희는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항상 웃는 얼굴의 제희는 예의가 바르고 친구들을 잘 챙겨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초등학교 다닐 때 학생회장을 하고 중학교 와서도 친구들의 추천으로 반장을 계속 맡았다. 동생 제준이 역시 학년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학교생활에 열심이다. 제희는 “저는 학교에 오는 게 정말 즐거워요.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요.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는 게 좋아서 반장을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제희는 기타, 색소폰, 밴드부 활동에 적극적인 다재다능한 학생이다. 독서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는데,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고 친구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제희의 학교 선생님은 “공부뿐 아니라 예체능에도 소질이 있어요. 특히 체육활동과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데, 시골이다 보니 배울 수 있는 곳이 학교 방과후 수업뿐이거든요. 한 번도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배우는 모범생입니다. 남매가 정말 속이 깊어서 궂은 일도 먼저 나서서 해요. 기특하면서도 철이 너무 일찍 든 것 같아 짠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제희는 등교하기 전 할머니에게 꼭 잔소리를 한다. 다리가 아파 두 번이나 수술을 한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 제희 몰래 밭에 나가시는데, 할머니가 다칠까 걱정이 돼서다. 집안일도 제희의 몫이다. 하교 후 집에 돌아오면 제희는 야무진 손길로 빨래와 설거지를 한다. 불평불만이 많을 법도 한데 제희는 별 거 아니라며 웃어 보였다.

    제희는 “학교나 공부방 등 주변에서 챙겨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 주세요. 그래서 더욱 공부를 잘하고 싶고 노력하고 싶은 의지도 생기고요. 제 꿈은 경찰인데요, 우리 동네를 지키는 경찰이 돼서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꼭 보답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제희네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와 조손가정아동양육비 등 정부지원을 받고 있지만 할머니 병원비와 생활비는 빠듯하기만 하다. 제희는 곧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데, 무상지원을 받는 중학교와 달리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급식비가 필요해 걱정이 많다.

    제희의 선생님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제희가 정말 대견하다”며 “제희가 걱정 없이 공부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207-0099-5182-02(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5월 11일 16면 (78) 심장병 자녀 둔 한부모가정 경남은행 후원액 300만원 일반 모금액 155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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