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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도내 팁스 선정으로 기술창업 활성화 기대- 김정민(경제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5-23 20: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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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은 창업을 하기에 어렵지 않지만, 그 이후 환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창업 후 투자를 받아야 성장할 수 있는데, 투자 받기가 쉽지 않고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워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도내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7억680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도 4조3045억원보다 3조3757억원 늘었다. 이는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된 2017년 2조3803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경남 벤처투자액은 443억원으로 전체 0.6%에 불과한 수치다. 전체 투자금 대비 수도권 투자액 비중은 75%를 넘었고, 수도권 소재 벤처기업 수도 2만3794개로 전체 62.1%나 된다. 경남 벤처기업은 1710개로 4.5%에 불과하다.

    경남을 포함해 부울경의 인구는 수도권 다음이지만, 전국 대도시 대비 창업률은 저조한 데다 투자와 인력, 창업지원기관 등 창업인프라도 상대적으로 열악해 말 그대로 창업생태계 낙후 지역이다.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이끄는 투자사들이 적은 점도 맥을 같이 한다. 과거 벤처회사들이 대출 위험을 겪으면서 사업을 했다면,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의 사업 방식은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하는 구조다. 투자를 받지 못하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창업투자회사와 엑셀러레이터, 팁스 운용사 등이 벤처투자 주체지만, 이 가운데 가장 큰 손격인 창업투자회사의 91.3%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부울경 지역 특화 액셀러레이터인 시리즈벤처스가 2022년 팁스(TIPS) 운영사에 선정됐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시리즈벤처스는 6월부터 본격적인 창업기업 발굴과 추천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내 기관의 팁스 운영사 선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인 팁스는 중기부가 선정한 운영사가 역량을 갖춘 창업기업을 발굴해 투자한 후 중기부에 추천하면 중기부가 별도 선정평가를 통해 해당 기업에 기술개발(R&D), 창업 사업화·해외마케팅 자금 등을 매칭 방식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억원 내외의 민간투자를 유치하면 최대 9억원까지 정부 자금을 받아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설립된 경남 1호 창업투자회사인 ㈜경남벤처투자와 함께 창업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해 자금난에 빠지는 일명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기업들에게 회생과 기회의 단비를 제공해줄 수 있다.

    팁스의 또 다른 장점은 지속적인 투자를 이끄는 것이다. 팁스 운영의 전제조건은 민간에 투자를 받고 지원하기 때문에 민간투자 파트너가 스타트업의 다음 번 투자를 이끌 수 있다. 민간 투자사가 투자 수익을 위해서라도 스타트업의 성장과 투자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때문에 역으로 팁스 운영사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은 더 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팁스 운영사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지역 벤처생태계도 활성화된다. 다만 스타트업 각 성장단계와 니즈에 필요한 전문지식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한 지식산업센터 등 창업 공간 확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등 인재 유치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모든 일에는 스텝 바이 스텝으로 단계가 있다. 도내 팁스 운영사 선정은 그 단계 중 하나다.

    김정민(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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