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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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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매산이 베푸는 만큼 우리는 산을 아끼고 있을까- 조미정(합천군청)

  • 기사입력 : 2022-05-22 20: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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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유전자 속에는 뿌리 깊은 자연 의존성이 있다. 인간이 녹색을 접하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유, 심신이 피로할 때 숲을 찾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생존 본능이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월슨(前 하버드대학 생물학 교수)의 말처럼 자연 의존성 덕분인지 지난달 30일부터 어버이날까지 합천 황매산 군립공원에 집계된 방문객은 15만5700여명이다. 5월 5일 하루만 티맵 목적지 전국 순위 18위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들이닥쳤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요즘 역대급 인파가 몰리면서 합천의 대표 관광지 황매산의 아름다움이 전국에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담당 공무원으로서 뿌듯하기도 하나 새벽부터 근무를 하다 보면 안타까운 일도 종종 있다.

    드넓은 산 곳곳에 임시 가판대를 깔아 놓고 사진 촬영 한 장 당 1만원의 금액을 받는 불법 영업 현장이 못마땅하다. 또 한쪽에서는 불법 채취가 한창이다. 관상용으로 심어 둔 관중을 고사리로 착각해 흔적도 없이 다 캔다. 몇 년째 관중이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황매산에만 자라는 야생화를 불법 채취하는 경우도 있다. 황매산은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가면 자칫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산악자전거 동호회에서 많이들 찾아온다.

    산 정상 부근에는 꼭 산악회에서 나무를 꺾어 표시하거나 나뭇가지에 산악회 등반이 적힌 썩지 않는 비닐 재질의 표기를 꼭 묶어두고 간다. 이것은 심각한 산림환경 파괴를 야기하는데 주기적으로 수거하지만 점점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담배꽁초는 산불의 위험이 있고 야생 동물이 자칫 잘못 먹게 되면 생태계 파괴의 위험도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저녁이 되면 지정구역 외에 비박이 되지 않음에도 유행답게 차박을 하고 은하수를 안주 삼아 음주를 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4월 말부터 황매산 철쭉 개화기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일만큼 마음 아픈 일들도 많았다. 내가 사랑하는 이 황매산의 깨끗함을 유지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세대를 거쳐 잘 가꾸기 위해 담당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스스럼없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일까. 몰라서 그렇다. 그렇다면 황매산의 아름다움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명산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황매산이 몇 백, 몇 천년이 지나도 청명한 빛을 내고 있지 않을까.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이 우리에게 산림을 물려주기 위해 애썼던 것처럼.

    황매산은 우리 모두에게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엄청난 것들을 베푼다. 홍수와 태풍, 가뭄 피해를 막아주고 군민들의 일자리를 준다. 더불어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선사한다.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주는 황매산에서 우리가 마음 치유를 받는 만큼 우리가 산림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조미정(합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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