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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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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광려천 친수공간에 파크골프장이 웬말”

7월 준공 앞둔 ‘고향의 강 사업’… 작년 18홀 규모 골프장 계획·추진
뒤늦게 알게 된 인근주민 반발

  • 기사입력 : 2022-05-18 20: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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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일대에 조성되는 친수공간에 파크골프장 설치 계획을 세우자 인근 주민들이 해당 공간이 주민시설이 아닌 골프회원 등 특정인들의 시설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리 광려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 현장./김승권 기자/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리 광려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 현장./김승권 기자/

    창원시는 지난 2013년 광려천 일대(내서읍 신감리~삼계교 4.4㎞)에 305억원(국비 179억, 도·시비 12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하천 정비와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광려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을 진행해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4월 친수공간이 조성되는 내서읍 원계리 일대에 18홀(약 1만 8000㎡) 규모의 파크골프장 설치 계획을 수립했다. 보상 부담이 적고 도심 지역에 비해 설치가 수월하다는 판단에서다.

    내서읍 주민들은 당초 시민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친수공간 조성으로 알고 있다가 최근 뒤늦게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 사실을 알게 되면서 파크골프장 추진 반대에 나서게 됐다.

    지난 10일에는 내서읍사무소에서 주민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파크골프장 예정 부지 인근 3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광려천은 골프이용객 등 특정인이 아닌 주민 모두를 위한 공원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주거 생활을 방해하는 소음 △농약 살포로 인한 환경오염 △주차난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간담회 이후에도 창원시가 파크골프장 조성에 대한 계획을 철회하지 않자 입주민들은 ‘우리 아이 뛰노는 곳도 부족한데 파크골프장이 웬 말이냐! 결사반대!’, ‘내서 시민 모두의 광려천! 파크골프장 설치 결사반대!’ 등 아파트 단지와 도로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파크골프장 설치 반대에 돌입했다.

    광려천 주변 아파트 단지에 파크골프장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박준혁 기자/
    광려천 주변 아파트 단지에 파크골프장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박준혁 기자/

    내서읍 주민 정모(66·여)씨는 “파크골프장이 생기면 회원들은 좋겠지만 주민들은 많이 불편하다”면서 “창문을 열면 파크골프장에서 공 치는 소음이 들릴거고 안 그래도 좁은 도로에 차들이 몰릴 거 같아 많이 복잡해질 거다”고 우려했다.

    다른 주민 이모(55·남)씨는 “모든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친수공간을 만들어 놓고 느닷없이 일부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으로 한다는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다”면서 “파크골프장을 만들려면 다른 부지를 물색해 조성해도 될 것인데 굳이 마산시민들이 즐겨찾는 하천부지에 파크골프장을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에서 주민의 의견을 듣고 사업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파크골프장 설치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박무진 창원시 체육진흥과 과장은 “파크골프 회원이 늘어나고 있고 마산에 스포츠 시설이 부족 상황이라 인구가 많은 내서읍에 파크골프장 설치 계획을 수립했다”며 “다만, 현재는 계획만 된 상황이고 남은 행정절차가 남았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예산도 확정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반대가 심하지만 파크골프 회원들은 찬성하고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를 거쳐 최종 결정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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