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사설] 아동 학대 방지 위해 시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 기사입력 : 2022-05-18 20:23:20
  •   
  • 도내서 아동학대에 노출된 아동이 다시 같은 일을 당하는 ‘재학대 발생률’이 최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다. 경남도가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으로 집계한 지난해 아동학대 피해 사례는 1882건이다. 전년인 2020년과 2019년과 비교해도 각각 400건 이상, 580여 건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재학대 비율이 13.1%로 지난 2018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학대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체와 정서적 학대를 모두 포함하는 중복 학대가 절반 가까운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속적인 학대가 은밀히, 그리고 심각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아동기는 인격이나 정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다. 이런 시기에 가해지는 학대, 그것도 보호자인 부모에 의한 학대는 성장기 인격이나 신체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게 자명하다. 정서나 대인 관계 등에서 매우 불안정한 증상을 보이는 경계성 인격 장애를 겪은 이들 중 상당수가 아동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는 자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하는 사례가 이렇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남도가 학대 피해 아동의 전문적 보호 및 사례관리 전담 인력을 확대하고 학대 위험도가 심각해 종합적이고 집중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가정에 대해 가족기능 회복 지원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대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할 것이라고 하니 제대로 된 효과가 나타나길 바란다. 그러나 이런 행정적 보살핌 체계에 앞서 필요한 것은 학대 발생 자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관찰 시스템이다. 이웃 주민과 의료 기관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아동 학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짐으로써 학대나 재학대 발생 소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 확대 정황이 있을 경우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감시 체계를 갖추는 데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