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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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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명물] 충남 광천토굴새우젓

깊은 토굴서 100여일 잠잔 후 다시 태어난 ‘맛깔 양념’

  • 기사입력 : 2022-05-13 07: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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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장할 때나 돼지고기 수육을 먹을 때 빠지면 서운한 게 새우젓이다. 옛날에는 새우젓을 급체했을 때 사용하는 민간약으로도 활용했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는 이 새우젓의 집산지다. 조선시대 말부터 서해안 일대의 고기잡이배들이 새우를 잡아 이곳에 들어오면서 옹암은 국내 제일의 새우젓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나 토굴 속에 새우젓 독을 넣는 독특한 보관 방식 때문에 광천새우젓은 토굴새우젓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대표적인 새우젓 판매단지로 성장했다. 홍성군의 대표 특산품인 광천토굴새우젓을 맛본다.

    충남 광천토굴새우젓
    충남 광천토굴새우젓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는 광천토굴새우젓단지로 특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는 광천토굴새우젓단지로 특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토굴

    새우젓은 조랭이 또는 조쟁이라 불리는 항아리에 저장했다. 토굴을 사용하기 전에는 땅을 약 1m 정도 파서 묻어서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우젓은 여름에 부패, 버리는 것이 많아 생산성이 떨어졌다. 일제강점기 금광에서 인부로 일했던 경험이 있었던 고 윤병원 씨가 1954년 버리는 셈 치고, 60독 분량의 새우젓을 지게꾼을 사서 폐광된 오서산 자락으로 옮겼다.

    이렇게 폐광에 저장해 둔 젓갈을 가을철에 살펴보니 부패하지 않고, 잘 숙성된 좋은 젓갈이 된 것을 발견되면서 새우젓 고유의 맛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알게 됐다. 그렇게 1960년 산 중턱에 토굴을 파서 새우젓을 보관하는 방법을 개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토굴은 돌이 많고, 물이 많이 떨어지는 곳이 명당이다. 현재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 일대에 40여 개의 크고 작은 토굴에서 연간 2500t가량의 새우젓이 자연 숙성되고 있다. 이곳은 광천토굴새우젓단지로 특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토굴 40여곳에 연 2500t가량 자연숙성
    일정한 온도·습도 유지돼 독특한 맛
    매년 10월경 축제… 김장철엔 문전성시

    질 좋은 신안 새우에 천일염으로 간해
    단맛 나고 살 단단… 젓국물 희고 맑아
    비타민·미네랄 농축된 무공해 자연식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는 광천토굴새우젓단지로 특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는 광천토굴새우젓단지로 특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토굴의 역할

    젓갈의 미생물은 발효가 시작된 지 30~50일까지 계속 증가하고, 그 이후에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여기서 분비하는 미생물인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가 젓갈의 숙성 과정에서 맛을 좌우하는데, 항상 일정한 온도(14~16℃)와 8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는 토굴에서 발효되는 젓갈은 새우의 효소적 가수분해 산물인 유리아미노산과 비단백태 질소화합물, 핵산 관련 물질들이 조화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토굴새우젓은 인위적으로 온도를 조절, 저장하는 새우젓과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일정한 온도 덕분에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충남 광천토굴새우젓
    충남 광천토굴새우젓

    ◇광천토굴새우젓

    토굴새우젓은 신안 앞바다에서 잡은 질 좋은 새우에 1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간을 맞춘 새우젓은 신선한 자연해풍, 일정한 온도, 습도를 유지한 토굴 속에서 3개월간 숙성시킨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활성암반토굴 속에서 숙성·보관하는 광천토굴새우젓은 자연 건강식품으로 품질이 우수하다. 토굴에서 숙성이 잘 된 새우젓은 단맛이 나고, 살이 단단하다. 젓국물이 희고 맑은 게 특징이다. 토굴이 만든 천혜 자연발효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양념이 속살까지 배어 독특한 맛이 나고,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소가 농축된 무공해 자연식품으로 인정받아 김장철이면 전국에서 온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다.

    광천읍의 새우젓 생산과 판매 업체는 100여 곳에 이른다. 1996년부터 매년 10월경 광천토굴새우젓축제가 열린다. 임익렬 광천토굴새우젓연합회 부회장은 “코로나로 안 힘든 곳이 없겠지만 우리도 그동안 말 못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코로나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전국 소비자들로 꽉꽉 들어차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광천토굴새우젓.
    광천토굴새우젓.

    ◇광천토굴새우젓의 효능

    새우젓이 숙성하는 동안 베타민의 함량이 증가하며, 새우껍질에 존재하는 키틴이 일부 분해, 키틴올리고당이 된다. 키틴올리고당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암을 억제하는 동시에 전이를 방지한다고 알려졌다. 베타민은 예로부터 위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의약품으로도 사용됐다. 고지혈증, 비만, 지방간, 알코올에 의한 간 기능 장애 개선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 새우젓의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고, 피로 회복과 근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광천토굴새우젓은 미생물 오염도 조사와 영양 평가를 한 결과 미생물학적으로 안전하며, 영양학적으로 무기질 함량이 풍부하다.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 몸이 단백질을 흡수하면 이를 소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성분인 프로테아제와 지방을 가수분해 시키는 리파아제가 다른 새우젓에 비해 30% 정도 더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전통식품이면서 홍성군의 지역특산물인 광천토굴새우젓은 그 이용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시장.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시장.

    ◇새우젓의 종류

    ①오젓= 5월에 수확한 새우로 담근 젓으로 ‘오사리젓’의 준말이다. 오사리는 5월에 수확한 새우나 어획물을 뜻한다. 육젓과 추젓의 중간 크기로 대체로 흰색이다. 깨끗하고, 육질이 좋다. 추젓과 함께 반찬으로 먹으면 제격이다.

    ②육젓= 6월에 수확한 산란기의 새우로 담그며, 새우젓 가운데 가장 상품이다. 김장용 젓갈로 쓰인다. 흰 바탕에 노란 알집이 있으며, 꼬리와 머리 부위에 붉은색이 섞여 있다. 다른 시기의 새우보다 크고 살이 통통하며, 고소한 맛이 난다.

    ③추젓= 가을철에 잡은 자잘한 새우로 담그며, 육젓보다 크기가 작고 깨끗하다. 수확 시에는 투명한 빛을 띠지만 젓갈로 담그면 흰색으로 변하는 게 특징이다. 각종 음식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새우젓이다. 모두 삭으면 김장을 담글 때나 일 년 뒤 젓국에 쓰기에 좋다.

    ④동백하= 겨울철에 수확한 새우로 담근 젓을 말한다. 크기가 작고 선명해 세하젓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장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 깨끗해 무쳐 먹거나 수육과 함께 먹으면 일품이다.

    옹암리 마을 입구에는 광천토굴새우젓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광천토굴새우젓 홍보전시관’이 있다.

    글= 한신협, 대전일보 박계교 기자·사진=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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