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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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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산사태로 주민 불안한데 시는 ‘뒷짐’

“토사가 집을 덮칠까 비 오면 잠도 못 자”

  • 기사입력 : 2022-05-12 22: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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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A병원 이사장 가족묘지 조성

    무단 개발 후 복구 과정서 피해

    병원 “현장 갔지만 인과관계 없어”

    시 부서별 책임 미뤄 조치 지연


    김해 생림면의 한 마을 뒷산에 김해 A병원 이사장의 가족묘지가 조성된 이후 산사태가 반복되고 있지만 병원 측은 물론 김해시마저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아 주민들만 불안에 떨고 있다.

    김해시 생림면 북곡마을에 거주하는 이정립(67)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폭우가 내린 다음 날부터 집 뒤편에서 처음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어 산사태는 지난 3월 봄비가 내리자 또 다시 발생했다.

    김해 생림면 북곡마을 주민이 지난해 8월과 올 3월 마을 뒷산에 산사태가 난 곳을 가리키고 있다.
    김해 생림면 북곡마을 주민이 지난해 8월과 올 3월 마을 뒷산에 산사태가 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이씨는 “처음 산사태가 발생한 날 굉음을 들었다. 놀라 달려가니 뒷산 토사가 나무와 함께 무너져 내려 집 마당까지 내려와 있었다”며 “올해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문제는 여름이다. 집중우기가 시작되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몰라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산사태가 김해의 A병원 이사장이 가족묘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산을 깎고 자신의 집 방향에 수로를 만들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그의 집에서 20m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이곳은 지난 2020년 8월 해당 A병원이 이사장 가족묘지를 조성하기 위해 무단개발을 했다가 민원 신고로 적발된 뒤 검찰청에 사건이 인계되고, 시의 행정명령이 내려져 지난해 4월 원상복구한 후 가족묘지가 조성됐다.

    이씨는 원상복구 과정에서 생긴 수로 방향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원래 산이 완만해서 비가 오면 양쪽으로 물이 흘렀다”며 “그러나 복구 과정에서 물이 흐르는 수로를 우리 집 방향으로 정비해 비가 오면서 집 뒤편 언덕이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상이 대대로 살아온 300여년 간 그곳에서 산사태가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개발 행위자인 병원 측은 임야 개발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방안 마련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시 산림과 관계자들과 직접 현장을 둘러봤지만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계속 피해를 호소하니 여름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에 찾아가 한번 더 파악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해시 역시 부서별 책임을 미루면서 차일피일 조치가 지연되고 있다. 산사태 원인이 초래됐다고 추정하는 임야는 시청 산림과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지점인 전답(밭과 논)과 구거(인공적인 수로 부지)는 건설과에서 담당한다며 시청 내 어느 부서도 사태해결을 위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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