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가고파] 뒷담화- 이현근 (창원자치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2-04-18 08:05:01
  •   

  • 한 번씩은 해봤을 뒷담화. 남을 비방하는 뒷담화는 짜릿한 재미를 준다. 뒷담화는 주로 나보다 지위가 높거나 유명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평소 자신에게 상처를 줬거나 잘못을 했다고 느끼는 사람도 포함된다. 뒷담화는 혼자하지 않는다. 직장 동료나 지인, 가족까지 험담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면 자연스럽게 구성이 완료된다. 뒷담화는 사실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 주워들은 얘기만으로도 그만이다.

    ▼뒷담화는 남의 지위를 깎아내리면서 상대적으로 나의 존재를 올리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남들은 잘 모르는 얘기를 거론해 나만이 알고 있다는 우월감을 보이거나 평소 자신을 괴롭혔거나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험담을 통해 앙갚음을 하기도 한다. 때론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포함시켜 자신을 더 부각한다. 뒷담화인 만큼 결코 본인들 앞에서는 할 수 없다. 은밀하게 공유한다.

    ▼3월 대선에 이어 6월에 있을 지방선거까지 올 한 해가 시작되고 연일 선거얘기뿐이다. 여기에 새 내각 인선문제도 연일 관심을 끌고 있다. 능력에 앞서 청렴과 공정에 대해 한껏 예민해진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잣대는 더 엄격해지고 있다. 선거 출마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흔적은 물론 가족의 사생활까지 모조리 노출되며 검증을 거치고 있다. 부모문제를 자식에게까지 책임지게 하는 신 연좌제라는 비난에도 그 모든 걸 감수해야만 하는 분위기다.

    ▼뒷담화하기 딱 좋은 선거철이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멈추질 않는다. 뒷담화의 순간 풀릴 것 같았던 스트레스보다는 남을 비방했다는 찝찝함이 더 오래 남는다. 자신 또한 뒷담화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자신을 엄하게 책망하고 남을 가볍게 책망하면 원망이 멀어질 것이다”고 한 공자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모자란데 남 험담으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이현근 (창원자치사회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현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