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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맞을 짓은 없다- 김종민(지방자치여론부 차장)

  • 기사입력 : 2022-04-11 20: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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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이나, 직장, 학교, 군대 등에서 겪는 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 중에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누가 어떤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폭력은 범죄다. 입주민의 막말·갑질·폭행으로 목숨을 끊은 아파트 경비원과 재벌 2세의 ‘매값 폭행’에 고통 당한 직원, 119 대원·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폭력, 학대 당한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 그 모두는 우리 사회에서 있어선 안 되는 일들이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의 폭력행위가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탈모증을 앓는 아내가 삭발한 것을 두고 영화 ‘지. 아이. 제인 2’ 속 여주인공이 머리를 삭발한 것에 빗댄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이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많은 시청자가 그 사태를 목격했다. 그가 행한 폭력이 한편 이해된다는 여론도 있지만 그럼에도 폭행은 용납될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폭력은 대가가 따른다.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아카데미는 윌 스미스에게 10년간 시상식 참석·출연 금지 결정을 내렸고, 넷플릭스는 윌 스미스가 출연하는 영화 ‘패스트앤드 루스’의 제작을 미뤘다. 그가 주연인 영화 ‘나쁜 녀석들 4’도 제작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직원을 폭행한 재벌 2세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기업의 얼굴에 먹칠을 했고, 기업은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그 이야기는 영화의 소재가 돼 대중들의 기억 속에 각인됐다.

    ▼윌 스미스는 이후 자신의 폭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사태가 수습되길 원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그는 배우 생애 최초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지만, 이번 폭력 사태로 인해 빛이 바래게 됐다.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아내를 비하할 마음이 있었다면 그 행위는 분명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그 행위가 설령 욕먹을 짓이라도, 세상에 맞을 짓은 없다.

    김종민(지방자치여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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