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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행복보고서- 주재옥(편집부 기자)

  • 기사입력 : 2022-04-07 20: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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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그랑블루〉의 주인공 자크 마욜은 프리다이빙의 선구자다. 실존 인물인 그는 신체 훈련 대신 명상이나 요가를 통해 내면과 호흡하는 법을 수련한다. 경쟁서 이기기 위해 연습하는 것이 아닌, 바다와 한 몸이 되는 무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다. 무념의 상태를 체득한 마욜은 1970년 프리다이버 최초로 수심 76m의 기록을 세운다. 그해 세계수중연맹이 안전을 이유로 종목을 폐지한 후, 누구도 깰 수 없는 기록이 됐다.

    ▼영국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를 통해 ‘1만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루 3시간씩 10년을 빠짐없이 노력하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 비틀즈가 성공한 이유는 타고난 천재성이 아닌 반복적인 학습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철학자 올리비에 푸리올은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포기하라는 말보다 더 위험한 유혹이 될 수 있다. 행복해지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심리학자 에밀 쿠에는 행복은 ‘노력하지 않으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노력 반전의 법칙’으로 정의했다. 의지도 생명력을 가진 존재처럼 지치므로, 무언가를 억지로 해내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흘러가는 대로 행동하는 유연함이 ‘의지를 잘 다룰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엔이 조사한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일상의 행복은 10점 만점에 5.9점으로 나타났다. 전체 146개국 중 59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북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는 해마다 상위권에 오른다. 이들의 행복 비결은 현재의 삶을 만족하는 데 있다. 부단한 노력으로 완벽해질 수는 있지만, 스스로를 소진시킬 수 있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주재옥(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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