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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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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누가 뛰나] 경남도교육감

변화냐 수성이냐… 양자 대결구도 성사 여부 촉각
박종훈 “미래교육 완성” 3선 도전
공천 없어 현직 프리미엄 클 듯

  • 기사입력 : 2022-04-04 21: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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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양자 대결 구도가 성사될지 도내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내 범보수 교육계는 진보 진영에서 3선 도전을 선언한 박종훈 현 경남교육감에 대항하기 위해 경선을 거쳐 최근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불복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아 변수는 여전히 남았다.

    여기에다 진보 교육계에서도 그간 출마를 저울질했던 진영민 경상남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여전히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아 다시 다자 구도로 놓이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상남도교육청./경남신문DB/
    경상남도교육청./경남신문DB/

    ◇대선 결과 투영될까, 현직 프리미엄 앞설까 =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제가 아닌 만큼 정치와 이념이 개입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교육감 선거는 경남뿐만 아니라 주민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역대 선거에서 정치권 못지않게 진보와 보수 진영이 대립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교육계의 진보·보수 진영의 대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선은 앞서 치러진 대선 결과가 변수로 자리 잡았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국민의힘 승리는 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교육감 선거 판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대선 이후 약 3달 만에 치러지기 때문에 대선 결과가 투영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이 바뀌면 교육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윤석열 당선인은 보수 교육계의 이념과 정책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으로서는 향후 교육정책을 두고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도 많다. 때문에 보수 성향의 유권자뿐만 아니라 안정적 구도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쪽으로 표를 집결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선 변수만으로 마냥 보수 교육계가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통상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을 받지 않다 보니, 후보자별 기호가 없는 데다 후보자 정보도 부족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인지도에서 앞서는 현직 프리미엄의 효과가 그 어느 선거보다 강하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17개 시도교육감 중 박종훈 교육감을 비롯해 12명의 현직 교육감이 모두 재선, 3선에 성공할 정도로 현직 프리미엄의 벽은 다른 어떤 선거보다 높았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빅데이터-AI 플랫폼 아이톡톡’을 기반으로 한 전국 최초의 학생맞춤형 교육 등 미래 교육 체제의 완성을 3선 도전의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단일 후보 최고 변수, 양자 대결 구도 이뤄질까= 결국 이번 경남교육감 선거는 선거 구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내 보수 교육계는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던 지난 2014년, 2018년 선거에 대한 학습 효과가 크다. 특히 지난 2018년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은 후보 단일화 실패로 3명이 모두 출마하면서 득표가 분산됐다. 3명의 총 합계 득표율은 52.41%로,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단독 출마한 박 교육감의 득표율 47.58%보다 높았지만, 후보별 표 차이에서는 박 교육감이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공을 들여온 도내 보수 교육계는 일찌감치 지난해 6월부터 단일화 움직임을 보였다.

    그간 단일화 기구의 난립, 후보 간 갈등 등 진통도 있었지만 지난달 말 여론조사를 통해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이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김상권 후보는 평교사로 시작해 교감, 교장을 거쳐 도교육청 교육국장까지 37년간 경남 교육계에 몸담았다. 학력 저하 걱정 없는 경남 교육 등 ‘바로 서는 학교, 바로 서는 교육’을 목표로 무너진 경남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핵심 7대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보수·중도 성향의 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표면상으로는 매듭을 지었지만, 불복의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경선에 참여했던 나머지 예비후보 중 김명용 창원대 법학과 교수와 최해범 전 창원대 총장은 단일화 결과를 수긍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허기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이 불복을 시사했다.

    허 전 의장은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김상권·최해범 예비후보 측의 쌍방 고소·고발이 ‘상호 비방 및 음해성 행위 금지’ 등 경선 룰을 위반한 것이라며 출마를 접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김상권·최해범 예비후보 측이 경선 과정의 고소·고발을 취하한다고 밝혔지만 허 전 의장은 본선 등록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의장은 “김상권·최해범 후보 측의 경선 과정의 고소·고발 행위는 이미 상호 비방 금지라는 경선 룰을 위반한 것이고, 설령 취하했다 하더라도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은 계속 이어진다”라며 “경선 과정에서 두 후보는 SNS 등에서 본인에 대한 네거티브도 상당했다. 불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두 후보가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양자 대결 구도가 성사될지 여부는 보수 교육계만의 변수는 아니다. 진보진영에서 진영민 경상남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선거가 다가오면서 출마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위원장은 “경남교육계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지방공무원과 교원 간 업무 갈등 조정도 잘 안 되고 있다. 이번 선거만큼은 행정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요청이 많다”며 “이달 안으로 입장을 정리해 출마 여부를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했을 경우, 진보 진영에서의 단일화와 관련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진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경남교육노조의 조합원 등 교육가족의 표심은 어떤 크기로든 분산될 수밖에 없어 3선을 도전한 박종훈 교육감에게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보수든 진보든 각자 진영에서는 단일 후보 여부가 선거 구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책대결 실종 우려 = 이처럼 선거 판세는 크게 3가지 경우의 수이다. 한쪽 진영에서만 단일후보로 정리돼 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가져가거나, 양자 대결 구도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거나, 또는 각자 다자 구도로 경합을 벌이는 경우이다.

    선거는 2달도 채 남지 않았고 본선 후보 등록일인 5월 12일까지는 한 달여 남았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굳힌 이는 박종훈 교육감과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으로 외견상 양자 대결 구도를 보이지만 남은 선거기간까지 어떠한 선거구도로 재편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많은 변수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어느 진영이든 단일 후보로 결집하는 선거 구도가 큰 변수로 떠오르면서 정책 대결이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각 후보의 교육 정책에 대한 평가보다는 보수 대 진보의 교육 이념 다툼, 또는 상대의 단점을 부각하기 위한 네거티브 전략이 횡행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육감 선거는 정당정치가 구현되지 않아 인물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깜깜이 선거인 경우가 많다. 현직자가 큰 결점이 없고 양자 대결 구도만 피하면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과거처럼 무상급식 등 첨예하게 다툴 수 있는 교육 분야의 정책 이슈도 대부분 사라져버려 더욱더 정책 대결이 실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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