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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일회용품-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3-29 20: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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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여행 때 커피전문점에서 산 커피를 마시고 남은 다회용컵을 공항에서 반납한 적이 있다. 무인반납기를 찾느라 두세 번 오르내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절차는 간단했다. 귀찮은 생각도 잠시,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지금은 차에 항상 개인컵을 싣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사용한다. 커피전문점의 소소한 할인 혜택의 기쁨과 함께 일회용품의 편안함을 넘어선 만족감이 분명 있다.

    ▼이틀 뒤인 4월 1일부터 전국 카페·음식점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2016년 12월부터 시행했던 제도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시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회용컵을 비롯해 일회용 수저나 포크, 나무젓가락과 이쑤시개도 사용할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등 일회용품 관련 제도가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해라서 더 헷갈린다는 반응이 많다.

    ▼이런 제도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은 당연 자영업자들이다.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상황 탓에 방역 문제와 운영 비용, 소비자와의 실랑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 인수위원장도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일회용컵 규제 유예를 언급했다. 이에 환경부가 “당장 과태료를 매기기보다 계도기간 등 여러 방안을 인수위와 논의하겠다”고 밝히며 한발 물러섰다.

    ▼그 많은 일회용품이 정책 시행과 규제로 단번에 ‘제로 웨이스트’가 될 순 없다. 일회용품의 단계적인 감축 계획과 함께 인식 개선과 실천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한 명이 100개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100명이 한 개씩 줄여나가는 게 효과는 더 크다.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회용기에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기를 희망한다. 그토록 찾고 싶었던 평범한 일상들을 앞으로도 오래오래 누려야 하니까 말이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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