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15일 (토)
전체메뉴

[가고파] 감염 공포-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3-28 20:19:49
  •   

  • 옛날 옛적에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온 호랑이가 있었다.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초가집 앞, 아기는 자꾸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는 엄마의 말에는 더 크게 울었는데, 곶감이 있다는 말에 울음을 뚝 그쳤다. 집 밖에서 이를 엿듣던 호랑이는 곶감이 자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하고 허둥지둥 도망을 쳤다.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다.

    ▼소설가 H.P. 러브크래프트는 “태고부터 가장 강렬한 감정은 공포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것은 미지의 대상에 대한 공포”라고 말했다.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공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때로는 일상의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반면 미지에 대해 두려워하고 주의하는 본능은 인류가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며 생존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2년 넘게 공포에 떨게 했다.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마스크를 끼고, 손을 씻고, 사람을 만나는 일을 꺼렸다. 내가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또는 누군가로부터 바이러스를 주고받을지도 모른다는 미지의 공포는 일상의 모든 것들을 불안하게 흔들어 놓았다. 확진자는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렸고, 때로는 혐오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정해진 인원과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도 받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가 1200만명을 돌파했다. 주변에서 속출하는 감염자들은 증상의 고통에도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코로나19보다 감염될지 모를 불안감이 더 두려웠다는 뜻일 테다. 호랑이가 곶감을 무서워했던 이유는 곶감이란 존재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작정 도망가는 일은 멈춰도 되지 않을까. 확진자가 아플 때 당장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 방치되거나, 확진된 산모가 출산할 병원이 없어서 헬기로 제주도까지 가는 상황이 더 공포스러우니 말이다.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고운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