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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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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누가 누구를 고르는 것인가- 김용훈(정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3-27 2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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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출마자들은 저마다 공약을 내걸며 지역의 발전을 위해 헌신을 하겠다는 다짐을 내놓는다. 지역 현안 사업의 조속한 마무리라던가 시설 유치, 특화사업 추진 등 여러 비전과 포부들이 공약에 담긴다.

    ▼후보들은 출마 선언에서 으레 ‘출마의 변’을 내놓는다. 여기서 ‘변’은 ‘변명’의 줄임말이다. 자신이 출마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동기, 목적 등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밝히는 것이 출마의 변이다. 넓은 의미에서 정치인의 출마 의사는 모두 출마의 변이라고 볼 수 있다. 선출직에 임하는 것은 유권자들을 위한 봉사에 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마의 변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야 하며, 또는 정치 철학과 이념 등 유권자들에게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

    ▼정치인들은 유불리에 따라서 종종 출마 지역을 바꾸기도 한다. 심지어 범위까지 바꾼다. 도지사 출마를 준비했는데, 시장으로 출마를 틀기도 한다. 최근 모 정치인이 출마지역을 바꾸면서 처음으로 밝힌 변의 내용은 이렇다. ‘소모적 경쟁도 피할 수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내용은 그 지역의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하긴 조금이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비단 이 정치인뿐이랴.

    ▼텃밭이 문제다. 텃밭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이다.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유리한 지역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주도권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각자 텃밭인 지역에서는 밥그릇 싸움이 벌어졌고 반면 텃밭이 아닌 지역에서는 인물난을 겪어왔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룰 다툼이 표출되는 등 공천 잡음은 시끌시끌하다. 묻고 싶다. 선거라는 것이 누가 누구를 고르는 것인가. 유권자가 선택하는 것인가, 정치인이 선택하는 것인가.

    김용훈(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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