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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알랭들롱과 안락사- 이현근(창원자치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2-03-23 19: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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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이 평소 터부시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죽음’이다. 언젠가는 자신에게 다가올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지만 굳이 밖으로 꺼내길 꺼린다. 죽음 이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도 기억도 모두 사라지고 잊히는 데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내세가 존재하고,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는 생이 반복된다는 윤회를 믿더라도 인간에게 죽음은 떠올리기 싫은 현실적인 공포다. 최근 세기의 미남이라 불리던 프랑스 배우 알랭들롱이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알랭들롱이지만 수년 전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기 전 “나이 든다는 건 끔찍하다”며 “우리는 나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늙음을 한탄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스타로 특별해보였던 그였지만 인간이라는 미약한 힘으로는 다시 찬란했던 젊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에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안락사였나 보다. 세월 앞에 부(副)도 명예도 권력도 한줌의 흙처럼 사라진다.

    ▼인간의 죽을 권리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스스로 태어남을 선택할 수는 없었지만 마지막 죽을 권리마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특히 안락사는 늙거나 병들어 더 이상 삶을 지속할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지 않고 생을 마감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필요성을 제기한다. 반대론자는 안락사로 인해 생명 경시현상이 잇따르고 악용으로 인한 범죄 등 각종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락사는 2002년 네덜란드가 세계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뒤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콜롬비아,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일부 주만 인정할 뿐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는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임종을 앞둔 환자에 대해 생명연장을 위한 의학시술을 법적으로 중단하는 일명 존엄사는 인정하고 있다.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것도 권리이자 행복이다.

    이현근(창원자치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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