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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세계 자원 패권 전쟁-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2-03-20 20: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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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3년 10월 발생한 ‘오일쇼크’는 석유의 위력을 실감시킨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휘말린 중동국가들이 석유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4배나 폭등했고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가격 결정권을 장악하고, 기름값을 좌지우지한다. 미국이 중동문제에 적극 개입하게 된 이유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은 반도체,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희귀 자원인 ‘희토류’의 전쟁이기도 하다. 두 나라간 첨단산업을 둘러싼 패권전쟁이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자원이지만 생산지역은 한정적이다.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불가피해 대다수 선진국이 생산을 포기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 국가인 중국은 희토류를 글로벌 시장에서 쥐락펴락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전세계에 자원의 무기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밀 등 곡물은 물론이고 석유, 니켈, 팔라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가격급등을 가져오면서 자원 보유국들이 자원을 정치·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멕시코와 칠레는 자국에 매장돼 있는 리튬의 개발이익을 국내외 민간기업에 넘겨주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러시아 등 주요 원자재 생산국은 자국 안보를 명분으로 각종 에너지와 식량 수출을 금지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으로 원자재란이 발생할 때마다 큰 타격을 받곤했다. 세계 1·2차 오일쇼크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었고,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금지로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 위해 난리를 쳤다. 반도체, 배터리 등에 쓰이는 첨단 원자재의 중국 쏠림 현상이 크다는 것도 미·중 간의 지속적 갈등을 고려할 때 큰 문제다. 해외 자원 인프라 구축, 원자재 저감기술 개발 등 주요산업에서 자원의 무기화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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