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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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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2-28 08: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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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암하면 ‘위암’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위암 환자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위내시경이 국가 암 검진에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내시경 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다 보니 위암의 조기 발견율이 크게 증가했으며 5년 생존율 또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은 위장관(위와 창자를 함께 포함하고 있는 소화 계통의 한 부분) 내부의 가장 바깥층인 점막과 그 아래층인 점막하층의 병변을 내시경 전기 칼을 이용해 제거하는 시술이다. 보통 위나 대장의 용종 및 조기 위암, 식도암, 대장암 등에 활용된다. 점막하층에 약물을 주입하여 점막하층을 부풀어 오르게 한 후, 내시경 전기 칼을 통해 점막층을 절개 및 점막하층을 박리하여 최종적으로 병변을 제거한다.

    200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을 조기 위암 치료 방법으로 사용해왔다. 2014년 한 해 동안 7734명의 조기 위암 환자가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을 받았으며, 그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조기 위암이란 혈관 침범 또는 림프절 전이와 관련 없는 점막이거나 점막하층에 국한된 위암을 의미하는데, 진행성 위암과 다르게 그 예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조기 위암 중에서도 림프절 등 위 밖으로 전이 가능성이 낮은 경우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의 치료 대상이 된다. 구체적으로 2㎝ 이하 크기의 분화도(암세포와 정상 세포의 관계)가 좋고 궤양을 동반하지 않으며, 침윤 깊이가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위암은 림프절 전이 위험이 매우 낮으므로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의 절대적 적응증이라고 하며 수술보다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1차 치료 방법으로 수술보다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위암의 전통적인 표준 치료법이다. 위 내부의 위암 병변은 물론이고, 위 외부의 림프절까지 제거가 가능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암 수술은 전신마취의 위험과 더불어 위를 절반 이상 혹은 전체를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 체중 감소 등 삶의 질 저하를 동반할 수 있다. 반면 위를 보존하는 최소침습적 내시경 치료는 전신마취 없이 수면 상태에서 진행되며 위의 부분 혹은 전절제가 필요 없다. 또한, 수술보다 치료 관련 합병증 발생률이 낮으며 입원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한 데 이어 환자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는 큰 장점이 있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시행 후 제거한 병변은 최종적으로 현미경 검사를 통해 침범 여부, 크기, 조직 분화도, 림프 혈관 침범 여부, 점막하층 침윤 여부 및 깊이 등을 확인한다. 종합적으로 근치적 절제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추가적인 치료 없이 5년 동안 추적 관찰을 한다. 그러나 이를 만족하지 않는 경우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내시경 시술 후에는 자극적인 음식,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위 내 다른 곳에서의 재발 우려가 있으므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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