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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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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2022 현장] ⑥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

‘불편 없는 세상’ 위해 오늘도 달려갑니다

  • 기사입력 : 2022-02-23 21: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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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보세요. 장애인 콜택시 기사입니다. 어디에 계신가요?”

    지난 21일 오후 1시 창원종합운동장 내 주차장. 창원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 기사로 근무 중인 김문협(40) 대리는 먼저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차량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이날 기자가 동승했던 차량에는 ‘창원시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이라고 표기가 돼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장애인 콜택시’라고도 부른다. 엄연히 장애인이라기 보다는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교통약자들을 대상으로 운행한다는 점에서는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창원에서는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이 총 107대(창원 47, 마산 45, 진해 15)가 운행 중이다. 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해 약속 장소에 가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지만,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지난 2005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들의 발이 되어 줄 ‘장애인 콜택시’가 탄생했다. 이후 휠체어를 같이 태울 수 있는 장애인 전용 택시를 보급하고 정부에서 비용도 지원해주는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이날 김 대리와 함께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을 타고 이용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물론 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층이나 기저 질환자가 이용할 것에 대비해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 개인방역은 철저히 했다.

    비장애인의 발이 되어주다
    이동 불편 겪는 교통약자들 대상
    인적사항·목적지 확인 후 탑승 도와
    손님 내릴 때마다 손잡이 등 소독

    차별과 맞선 ‘봉사 사명감’
    창원 47·마산 45·진해 15대 운영 중
    “외출 엄두 못내는 이들 돕고 싶어
    원하는 목적지 모셔드릴 때 뿌듯”

    김문협 창원시설공단 교통편의관리소 대리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에 태우고 있다./김승권 기자/
    김문협 창원시설공단 교통편의관리소 대리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에 태우고 있다./김승권 기자/
    안전벨트를 매어주고 있다.
    안전벨트를 매어주고 있다.

    ◇교통약자에겐 소중한 이동수단이자 상담소= 이날 만났던 이용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런저런 사연을 늘어놓으며 신세 한탄을 하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처음에 만난 이모씨는 시각장애를 앓고 있었다. 김 대리는 차량을 세우자마자 황급히 문을 열어주고 승객의 탑승을 도왔다. 간단한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목적지로 운행을 시작했다. 이씨는 희귀난치병으로 인해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날도 병원에 가서 진료를 봐야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외출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차량이 없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모르실 겁니다. 물론 보호자와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라며 “기사분도 친절하고 편안하게 대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복지가 아주 잘 돼서 좋은 것 같습니다”고 말하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손님이 내릴때마다 혹시나 모를 안전을 위해 시트나 손잡이 등 모든 곳은 철저하게 알코올을 뿌리고 깨끗하게 닦았다.

    장애인으로부터 호출을 받고 있다.
    장애인으로부터 호출을 받고 있다.

    이날은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 두 번째로는 박모씨가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앞에서 우리를 기다렸다. 박씨는 우리를 보자마자 “아이고 무시라. 1시간 넘도록 길가에서 이 차를 기다린다고 식겁했네”라며 불만을 표시하는 가 싶더니 이내 “다른 장애우들도 이 차를 이용하는데 엄청 힘들지 않겠나 모르겠네”라고 되레 걱정했다. 이어 박씨는 “옛날에는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살만 했는데 이렇게 발전을 해서 살기가 좋아졌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쓸만한 인재들은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안나오는 것 같노. 나라를 잘 챙기야 할텐데…”라며 최근 대통령 선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또 “오늘따라 기자 양반이 계셔서 그런지 오만때만 얘기가 다 나오네예.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 힘듭니더. 기사님들도 운전하면서 장애우들 중에서 험하게 구는 사람들도 많았을낀데, 봉변을 많이 당했을 것 같은데, 그럴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기이소”라며 “그래도 모든 기사님들이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주시니까 전혀 불만은 없습니더. 우리 같은 사람들하고 싸워봐야 뭐하겠습니꺼. 다들 맺힌 게 많아 그런거라 생각하시고 너그럽게 봐주이소”라고 오히려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창원의 경남오피스텔 앞에서는 한 지적장애인이 이 차량을 이용했다. 김 대리는 능숙하게 차량에 탑승시키고 안전띠를 조심스럽게 매 주었다. 사이드미러에 비친 승객의 모습은 처음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긴장한 분위기였지만 집 근처에 다다르자 이내 안심이 되는 듯 편안하게 바뀌었다.

    장애인을 1층 승강기까지 데려다주고 있다.
    장애인을 1층 승강기까지 데려다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창원 대방동에서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정모씨를 만났다. 일반 탑승자와는 다르게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는 특성상 탑승시간이 조금 소요됐다. 리프트를 내리고 차에 태워서 별도의 안전띠를 매어주니 대략 5분 정도는 소요됐다. 김 대리는 “이런 경우 뒤에서 대기하는 차량들이 조금이라도 배려를 해주면 좋을 텐데 종종 독촉하는 분들이 있어 힘들 때가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마지막 이용자인 정씨는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려면 생각보다 큰 용기를 내야 가능하다”며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 휠체어를 싣고 우리를 태워주고 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 꺼려한다”고 말했다. 또 정씨는 “이 장애인 콜택시가 없다면 정말 우리는 아무데도 가지 못한다.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발이 되어주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 말을 듣고보니 기자에게는 이날 단 한 차례의 경험이었지만 교통약자들은 매일같이 이 기다림과 차별을 견뎌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분만 택시를 기다려도 ‘안 잡힌다’고 느끼는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차마 다 헤아리지 못할 고충임이 분명해 보였다.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

    ◇일이라기보다는 자원봉사를 한다는 생각= 이날 동행취재에 응해 준 김문협 대리는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이야기를 잠깐 나눠보니 그 심정을 알 수 있었다. 김 대리는 그의 아내도 몸이 불편한 상태라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의 아내 또한 교통약자특별교통수단을 오랫동안 이용해오고 있었다고. 그런데 이런 좋은 일이 있다는 것을 최근 알게 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봉사활동도 같이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며, 두 번째 지원한 끝에 합격해 2019년부터 일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들이 다 가족과 이웃 같아서 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며 “저 뿐만 아니라 이 일을 하고 있는 모든 동료가 같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 계시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구석구석 찾아가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모셔다드릴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그분들의 따뜻한 격려 한마디가 우리 기사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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