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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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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주변- 김흥구(행복한요양병원 부이사장)

  • 기사입력 : 2022-02-21 20: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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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은 온다. 작은 추위 소한이 지나고, 큰 추위 대한도 지났다. 봄의 입구인 입춘을 지나고, 우수를 지났다. 보름밥도 먹고 귀밝이 술도 한잔하며 정월 대보름도 잘 쉬었으니, 이제 주섬주섬 농기구를 챙겨야 한다. 한 해의 안녕과 풍요를 빌며, 논일 밭일 채비를 해야 한다. 북면 들판도 대지의 휴식을 마치고 긴 동면에서 서서히 깨어난다. 한 해의 시작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가 함께 준비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북면은 온천의 고장이다. 면소재지 뒤편에 마금산이 자리하고 있어 ‘마금산 온천’으로 불린다. 이른 시간임에도 탕에는 노인 분들이 온천욕을 즐기신다. 고령 사회의 일상적 풍경이다. 혈액 순환에 좋다는 믿음으로, 당뇨병, 고혈압, 아토피, 울화증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는 기대로, 무병장수를 위한 이 시간은 소중하다. 하루는 또 이렇게 시작된다. 사회적 불평등과 지역의 불균형 발전에 대한 지적은 선거 때마다 대두되는 정치인의 단골 메뉴다. 통계청의 인구이동 분석 현황을 보면, 지난 5년 간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의 지방광역시에서 20대 청년 10만명이 지역을 빠져나갔다. 심각한 구직난에 생활과 생존을 위해 수도권으로 수도권으로 몰려가는 것이다. 60년대 저곡가 정책으로 고향을 떠나 향도이촌 하는 모습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20년 기준으로 전국 1000대 기업 중 743개가 한양권 즉,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대비 86.9%를 차지한다.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은 수도권 즉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에 91곳이 있고, 이중 78곳은 서울에 있다. 돈과 사람과 교육과 문화 예술 역사 권력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로서, 낙동강 전투 때 임시수도 기능을 수행한 부산시는 2020년 현재 100대 기업이 하나도 없다. 2020년 한 해에만 기업 927개가 부산을 떠나 타지로 옮겨갔다.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작금의 시대를 염두에 두고 불려지는 노래다. 새들이 떠나간 숲이 적막하듯, 젊은이가 떠나간 도시는 생기를 잃고 늙어간다. 우세종인 오미크론이 사납다.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최다 감염자를 배출한 질병으로 선정됐다. 조만간 하루 감염자가 10만, 20만으로 늘어난다니 속수무책이다. 기저 질환자가 많은 우리 병원도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노인 빈곤율이 높다. 우리는 주변에서 어느 날은 가끔 어떤 날은 종종 리어카에 박스를 수거하시는 분들을 본다. 남의 일 같지가 않은 삶이 고단해 보인다.

    창원시가 이번에 65세 이상 노인들이 수거하는 박스에 대해 가격의 10배를 지급하는 시 조례 제정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약자의 힘겨움을 보듬는 시정의 온기가 느껴진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막바지다. 백수광부의 처는 ‘공무도하가’에서 오래전 물을 노래했다. ‘님아 저 물을 건너지 마오.’ 그분은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대장동 강은 유속이 빠르다. 진도 울둘목처럼 물살이 센 것이다. 발을 헛디뎌 휩쓸리면 조수 간만의 차가 큰 누우런 바다, 황해로 떠밀려 간다. 그분은 뱃사공 없이 강을 건너야 한다. 강 이쪽 편은 알고서 행한 배임이 기다리고, 강 건너편은 모르고 행한 무능이 도사리고 있다. 현란한 말솜씨의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은, 의문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다수 국민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우리 집은 아직 언론보도 사전 검열제가 시행 중이다. 원고를 대충 쓰윽 성의 없이 보신 사모님이 일갈하신다 “니나 잘해라, 니나 잘해.” 음식물 쓰레기 제때 치우고, 거실 바닥 청소기 깨끗이 밀고, 조석으로 마요(반려견) 산책시키고 “니나 잘해라” 테스 형에 버금가는 참 지당하신 말씀이다. 존경하는 이분은 전업주부로서, 국문학과를 졸업하시고 필자보단 5살이 어리다. 봄이 봄이 아니다.

    김흥구(행복한요양병원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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