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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이홍식(시인·수필가)

  • 기사입력 : 2022-02-15 20: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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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폭풍이 3년째다. 연이은 백신 접종으로 일상의 회복을 기대했건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또다시 기승을 부린다. 국민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지원금으로 떨어진 국민의 사기를 돋우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국민의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다.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정세에 마음 편치 않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예년과 다른 3월이 목전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것이다.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투자다. 대통령은 600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으로 중요한 정책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외교적으로도 국가수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인 선거에 참여해서 향후 5년간 국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TV를 켜면 볼썽사나운 장면들로 채널을 돌리기 일쑤다. 선거 뉴스는 아예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많다. 연일 쏟아지는 비방과 협잡으로 누구를 뽑느냐가 아니라 누구는 안된다는 생각이 앞서니 우려가 깊다. 과거에 경험했던 문제들을 잘 이해하고 미래를 위해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진정으로 고민하고 그 방안을 제시하는 믿음직한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데 참 어렵다. 모두가 국가의 미래보다 정권 찬탈을 위해 벌이는 한판의 커다란 편싸움을 보는 것 같다. 나와 우리가 하는 일에는 잘못이 없다는 독선적 사고와 진실을 위하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무기로 삼으며 국민을 정권 확보의 대상으로 삼는 역행을 되풀이하는가 싶어 두렵기도 하다.

    국민은 어떤 대통령을 원할까? 성실한 인격을 가지고 국민이 믿고 협력할 수 있는 정직과 진실의 책임자여야 한다. 아울러 5000만 국민을 이끌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을 갖춘 사람이기를 원한다.

    그 요건은 첫 번째, 역사 인식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우리 공동체가 어떤 역사를 거쳐 왔으며 어떤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지 자기 견해를 명확히 제시하고 대중의 동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어야 복잡한 정세 속에서 어떤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신중하고 과감해야 한다. 대통령은 결정하기 어려운 일들의 결정권이 최종적으로 모여드는 곳이다. 그중에는 오랜 숙의와 고민을 거친 뒤에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즉시 결정해야 하는 일도 많다. 그 결정은 누구에게도 미룰 수 없다. 다만 신중과 우유부단, 과감과 경박의 혼돈을 잘 가려서 판단해야 한다. 대통령의 명령은 법률에 준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세 번째, 후덕(厚德)해야 한다. 덕(德)은 카리스마와 다른 동양적 리더십이다.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머슴이라는 민주주의적 원칙과는 별도로 덕치(德治)를 중시하는 동양적 정치관은 여전히 국민 다수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억울함이 없는 나라를 꿈꿀 수는 있으나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하소연이든 들어줄 것 같은 사람, 억울함을 풀어주진 못해도 진심으로 위로는 해줄 것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은 자신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민심을 제대로 살피고 국민의 아픔을 해결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국민이 살아갈 미래를 제시하면서 현재의 삶을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의 힘이다. 대통령의 생각이 어떤가에 따라 그의 안목과 사명이 어떠냐에 따라 국민과 나라의 존망이 결정된다. 그러기에 어떤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지 이제는 국민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삶을 헤아리고 아픈 곳을 찾아내 보듬어주고 국민과 국가가 갈 방향을 제대로 안내하는 안목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과 그 후손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비전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오는 3월 9일에 선출할 대통령은 반드시 그런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이홍식(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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