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가고파] 문화공정-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2-06 20:10:04
  •   

  • 시작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지난 4일 개막했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인권탄압 문제로 여러 나라에 외교적 보이콧을 당한 중국이 개막식에 한복을 등장시켜 ‘문화공정’ 논란이 뜨겁다.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퍼포먼스에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등장해 한복이 중국의 것이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중국은 오랜 기간 고구려, 발해 등 한반도의 역사가 자국 역사의 일부라는 ‘동북공정’에 이어, 한복을 ‘한푸’라 부르며 소수민족인 조선족 전통의상임을 주장, 노골적인 ‘문화공정’까지 일삼고 있다. 앞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영상에서도 한복뿐만 아니라 상모돌리기, 장구 등이 자신들의 전통문화인 양 묘사해 이미 논란을 만든 바 있다.

    ▼이를 두고 국내 여론과 정치권 등에서 중국의 문화침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를 통해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한복을) 등장시켰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지금까지 펼쳐 왔다”며 “세계에 더 널리 진실을 알리자”고 전했다. 여야와 대선후보들 역시 “무례한 행위” “깊은 유감” “문화공정 반대”를 외치며 정부의 항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침묵 중이다. 한복을 입고 현장을 직관했던 황희 장관은 “오해가 생겨 안타깝지만 싸우자고 덤벼 뭘 얻냐”며 국익과 실리를 언급했다. 한 국가의 문화 정체성을 자신들의 것으로 바꿔버리는 문제에 득과 실을 따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우리 역사와 문화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얻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잃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여당의 지적처럼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해 반중정서가 날로 강해진다면 앞으로 중국과의 외교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과연 무엇이 진짜 진정한 실리외교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