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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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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남모르는 가슴앓이

대부분 여성에게 발병
통증 없는 멍울 만져지고
유방 모양 변형·유두 함몰

  • 기사입력 : 2022-01-10 08: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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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정창신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정창신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2021년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 25만4718건의 암이 발생했으며, 이 중 유방암은 남녀를 전체 암 발생의 9.8%로 5위를 차지했다. 발생 건수로는 남성 환자가 113건, 여성 환자가 2만4820건으로 약 99.5%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외과) 정창신 교수의 도움을 받아 유방암에 대해 살펴본다.

    ◇유방암= 유방 안에만 머무는 양성 종양과 달리 유방 밖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여기서 종양은 크게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뉘는데, 양성 종양은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느리고 전이(종양 세포가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것)를 하지 않는다. 반면, 악성 종양은 성장이 빠르고 주위 조직과 다른 신체 부위로 퍼져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은 암이 기원한 세포의 종류 및 침윤(인접 세포나 조직에 파고드는 것)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 유관과 소엽 등의 실질조직에서 생기는 암과 그 밖의 간질 조직에서 생기는 암으로 나뉜다. 유관과 소엽에서 발생하는 것은 암세포의 침윤 정도에 따라 다시 침윤성 유방암과 비침윤성 유방암(점막상피층을 벗어나지 않는 상피내암)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유방암의 90% 이상이 유관과 유엽에 있는 세포, 그중에서도 유관의 상피세포에서 기원한다.

    ◇위험인자= 일반적으로 유방암의 90% 이상은 여러 위험인자의 상호작용 때문에 유발되고, 5~10% 정도가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쪽에 유방암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2~3배 높으며, 어머니와 자매 모두 유방암 환자일 경우 그 위험성은 약 8~12배로 늘어난다. 가족력 때문에 유전적 소인이 의심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한 경우 유전자 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30세 이후 첫 출산을 한 경우,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 여성 호르몬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이른 초경, 늦은 폐경, 폐경 후 장기적인 여성호르몬 투여), 고지방·고칼로리 식이를 즐기고 비만한 경우,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 유방에 지속적인 문제가 있거나 자궁내막, 난소, 대장에 악성 종양이 있었던 경우 등도 유방암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특별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방암 환자들도 많으므로 위험인자가 없다고 해서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증상=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유방암은 단단하고 주변 조직과 붙어 잘 움직이지 않으며, 유방 모양의 변형, 피부나 유두의 함몰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두 분비물이 혈성이거나 일측성, 자극 없이 저절로 흐르는 경우도 유방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유방이 아닌 겨드랑이나 목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면 유방암이 림프절로 전이가 된 것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의 유방을 스스로 만져 보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자가검진도 중요하지만, 조기 유방암의 경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검진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진단= 자가검진과 임상 진찰, 방사선 검사(유방촬영, 유방초음파), 조직검사(맘모톰, 미세침흡인세포검사, 침생검) 등으로 진단한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촉진과 초음파 검사 등에서 발견이 어려운 미세석회화(유방 조직에 칼슘이 침착된 상태) 등을 관찰할 수 있어 조기암 병변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방초음파는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아서 유방촬영술로는 종괴를 관찰하기 어려울 때 유용한 진단법이다.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은 초음파 소견에서 60~80% 구별할 수 있으나 악성 소견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면 조직검사를 하고, 악성 소견이 없으면 추적검사를 초음파 검사 결과에 따라 6개월~1년에 한 차례씩 하는 것이 원칙이다.

    ◇치료= 치료에는 △수술(유방 보존, 전절제술) △항암화학요법 △면역항암치료 △항호르몬요법 △표적치료 △방사선치료가 있으며 환자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하게 된다. 보통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유방 보존 절제술을 계획하는 경우나 진행성 유방암으로 평가되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 전 선행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해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기도 한다. 호르몬 수용체가 음성인 경우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일 경우에는 수술이 아닌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방사선치료는 유방 보존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잔여 유방 조직에 대해 국소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하며, 유방을 모두 제거했을지라도 수술 전에 암의 크기가 컸거나 림프절 전이가 많은 경우 방사선치료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전이된 암의 증상 완화를 위해 시행하기도 한다.

    암은 여러 가지 인자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유방암을 예방하거나 피하는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금연과 절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영양 상태를 알맞게 유지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정창신 교수는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되는 0, 1, 2기 환자의 경우 각각 98.3%, 96.6%, 91.8%로 높지만, 진행성 유방암인 3기와 4기의 경우 각각 75.8%, 34%로 낮다. 따라서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외과) 정창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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